2월 전국 아파트 외지인 매입 비중 19.2%…전월比↓
부동산 시장 침체, 전세가율 하락에 투자 수요 감소
반면 강남3구 외지인 매입 비중은 24.6%→27.7%
우수 입지·높은 투자 가치 및 급매물 나온 영향인 듯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국 아파트 외지인 매입 비중도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방 손님의 ‘강남 아파트’ 쇼핑 비중은 증가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3만1337건 중 외지인 매입은 6025건(19.2%)이었다. 전국 아파트 거래 5채 중 약 1채는 관할 시도가 아닌 다른 지역의 거주자에 의해 이뤄졌다는 뜻이다. 1월에는 1만7841건 중 4113건(23.1%)이 외지인 매수 거래였다. 외지인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늘었지만 비중만 보면 4%포인트(p)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같은 기간 서울은 2286건의 매매 거래 중 576건(25.2%)이 외지인의 매수 거래였다. 전월에는 1161건 중 338건(29.1%)이 외지인이 사들인 거래였는데, 건수는 200건 이상 늘었지만 비중은 소폭 감소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 침체 속 투자 수요 대비 실수요자 매매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례보금자리론,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80% 허용 등으로 실수요층 거래는 늘어나는 반면,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주춤하며 갭투자 수요는 줄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 전세가율은 지난해 98개월 연속 하락세다.
다만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만 보면 외지인 매수 거래 비중은 1월 24.6%(199건 중 49건)에서 2월 27.7%(444건 중 123건)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강남 3구 중 강남구의 외지인 매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지난 2월 강남구 내 아파트 매매 거래 128건 중 42건(32.8%)이 외지인의 매수였다. 전월에는 70건 중 17건(24.3%)이 외지인 매수 사례로, 비중과 건수 모두 증가했다. 서울 내에서 강남구 외 지역에 사는 이들이 강남 아파트를 사들인 거래도 1월 29건에서 2월 52건으로 훌쩍 늘었다.
2월 송파구에서는 233건 중 67건(28.8%)이 서울에서 살지 않는 이들의 매수 거래였다. 전월(98건 중 27건·27.5%) 대비 외지인 매수 건수, 비중 모두 증가했다. 서초구는 83건 중 14건(16.9%)이 외지인의 매입이었다. 역시 전월(31건 중 5건·16.1%)과 비교하면 건수, 비중이 나란히 증가했다. 강남 3구 외에는 서울 내에서 광진구(42.2%), 강동구(34.6%), 동작구(33.9%) 등의 외지인 매입 비중이 높았다.
외지인들의 강남 아파트 선호는 우수한 입지, 교육 환경, 높은 투자 가치 등에 따른 ‘안전 자산’이란 인식이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하락기에도 타 지역 대비 투자 예상 수익률이 높다고 판단해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급매물 증가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강남 전세가율은 40%선을 위협받는 등 낮아지고 있지만, 대단지 위주로 급매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도곡동 도곡렉슬은 지난달 전용 59㎡가 최고가 대비 31% 하락한 16억9000만원, 전용 128㎡는 최고가 대비 20% 하락한 33억원에 거래됐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전용 76㎡가 지난달 최고가 대비 26% 빠진 19억3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