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본지 공동선정, 굿바이 2014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 등 잇단 사건ㆍ사고 속에 집단우울증마저 경험했던 한 해의 끝은 더욱 삭막하다. 경제와 민생은 팍팍하고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다.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스럽고 조마조마하다. 따뜻한말과 위로가 필요했던 시간, 대중문화는 그 곁을 지켰다. 올해의 대중문화콘텐츠를 보면 아프고 힘들었던 대중의 마음과 정서가 보인다. 헤럴드경제가 11년째 선정해오고 있는 ‘대중문화 파워리더30’은 그 어느 해보다 민심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사회감성지수에 가깝게 다가간 문화콘텐츠를 만들어낸 주인공들이 파워리더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영화 ‘명량’은 그런 민심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한국영화사상 기록들을 모두 갈아치웠다. 최단기간 1300만 관객을 동원, 역대 흥행 1위에 등극한 ‘명량’의 대성공은 세월호 참사로 답답해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원했던 민심의 발로였다. 이에 희생의 리더십을 보여준 이순신 역의 배우 최민식이 파워리더 7위에 가볍게 올랐다.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시리즈로 ‘세대융합형’ 프로그램을 선보였던 나영석 PD는 ‘삼시세끼’로 연타석 홈런을 일궈내며 지난해 13위에서 6위로 순위가 급상승했다. 오손도손 따뜻한 밥 한끼가 위로가 될 만큼 정에 목마른 시대다. 손석희 아나운서도 상승하며 입지가 더 단단해졌다. 특히 세월호 참사현장으로 달려간 ‘소통형 방송인’의 이미지는 결정적이었다. 국민 MC 유재석(5위)과 신동엽(8위)은 건재했다. 가요계에선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2위)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3위)가 치열한 경합을 벌여 지난해와 자리바꿈했다. 그룹 엑소는 멤버 이탈에도 불구하고 9위에 올라 가요계 대세임을 입증했다. 그런가하면 ‘90년대 문화대통령’ 서태지의 컴백은 화려했다. 신비주의를 벗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중과의 소통을 시작한 서태지는 13위에 이름을 올렸고, 친근한 이미지의 유희열은 토이의 활약에 힘입어 13위에 나란히 올랐다. ‘마왕’ 신해철의 급작스런 죽음은 세인의 관심을 모았다. 대중문화계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 80인이 뽑은 올해의 파워리더 최강자에는 이미경 CJ 부회장이 뽑혔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에 오른 이 부회장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영화, 방송, 음악, 공연을 아우르며 콘텐츠의 지평을 넓히고 견고히 구축해나가는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그룹의 수장으로서 영향력은 점점 커가는 모양새다.
이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