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기상과학원 연구 결과

이산화탄소 농도 따른 기후 변화 예측

탄소 농도 4배 증가한 이후에는

기후 회복 불가능…“빠르고 획기적인 감축 필요”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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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탄소 감축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산업혁명 이전 기후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국내 연구진의 경고가 나왔다. 사계절 기온이 높아지면서 여름이 1년의 절반 가까이 길어지고, 봄철 극한 가뭄과 여름철 집중 호우 증가로 사실상 1년이 건기와 우기로 나뉠 수 있다는 예측이다. 탄소 감축 시기가 늦어질수록 기후가 영구적으로 손상돼 사실상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29일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변화예측팀장은 기상청 주최로 열린 이산화탄소 제거 상호 비교프로젝트 연구 결과 브리핑에서 이같은 내용을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탄소 감소에 따른 기후 변화를 분석하는 국제 표준 실험을 동아시아 기후에 적용한 것이다. 산업혁명 이전 수준의 이산화탄소 농도(278ppm)를 기준점으로 두고, 이산화탄소 농도와 감축 강도에 따라 4가지 기후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고탄소 시나리오는 연간 1%씩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해 2140년경 1148ppm에 도달하는 것을 가정한다. 이 경우 동아시아 지역 평균 기온은 4~5도 정도가 상승한다. 사계절 상관없이 기온이 오르기 때문에 여름이 길어진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현재 여름은 평균 온도 20℃를 기준으로 5월 말~9월 초인데, 2140년경에는 5월 초~10월 초까지 여름이 지속된다. 여름이 1년의 절반인 5~6개월 가량 지속되는 것이다. 강수량도 문제다. 변 팀장은 “이산화탄소 고배출 시나리오에서 연간 강수량이 늘어난다”며 “비가 내리는 날은 줄어들고, 한번에 내리는 비의 양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산업혁명 이전은 물론 현재에 비해서도 봄철 가뭄이 심화, 장기화되고 여름철 집중호우가 늘어나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줄어도 이전 기후를 회복할 수 없다는 점이다. 2140년 정점 도달 이후 연간 이산화탄소 농도 연간 1% 감축 시 2280년, 연간 2% 감축 시 2210년 산업혁명 이전 이산화탄소 농도에 도달한다. 두 시나리오 모두 회복 이후 100년이 지나도 기온은 여전히 2℃ 가량 높게 유지된다. 봄철 가뭄, 여름 집중 호우 경향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그대로 유지되는 수준이다. 지구 온도가 4~5도 오르고 나면 동아시아 지역의 기후는 불가역적으로 변한다는 해석이다.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사정이 낫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470ppm까지 증가한 뒤 감소하는 경우다. 이 경우 지구 평균 온도는 2℃ 가량 상승하지만 기후 회복은 가능하다. 2℃ 2015년 파리 협정에서 합의된 기후 변화 ’저지선’이다. 연간 1%씩 감축 시 2080년경, 연간 2% 감축 시 2150년경 278ppm으로 낮아진다.

변 팀장은 “(이러한 연구 결과는)온실가스의 빠르고 획기적인 감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농도 수준이 더 높아지기 전에 감축해야 기후 회복 속도가 가속화되고 온전한 회복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가까운 미래인 2021~2040년 경 지구 온도가 1.5℃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10년 안에 빠른 행동만이 ‘기후 회복’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