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후 미국에서 지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석 달만인 30일(현지시간) 브라질로 돌아왔다. 야당인 자유당사에 들어가기 전 환호하는 지지자들에 답하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모습 [로이터]
대선 패배 후 미국에서 지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석 달만인 30일(현지시간) 브라질로 돌아왔다. 야당인 자유당사에 들어가기 전 환호하는 지지자들에 답하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은 채 미국에서 지내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귀국했다. 곧바로 야당인 자유당사를 찾은 그는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그가 정계 복귀를 선언하면서 브라질의 좌우 대립이 다시 격화될 전망이다.

브라질 현지 매체 G1과 CNN 브라질에 따르면 보우소나루는 이날 오전 6시 40분께 수도 브라질리아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의 아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 바우지마르 코스타 네투 자유당(야당) 대표 등이 마중을 나왔다. 보우소나루는 전임 대통령 예우 규정에 따라 경호대원의 호위를 받으며 공항을 빠져나간 뒤 곧바로 자유당사를 찾았다.

자유당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연설 동영상을 보면 보우소나루는 “지금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룰라의 노동당이) 집권하고 있지만, 그들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계 복귀를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이어 미국 체류 소감에 대해 “그곳에는 표현의 자유와 적법한 방어권, 사유재산 인정 등 브라질이 구현하고자 하는 모든 것이 있었다”며 “미국의 모습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전날 미국 출국 전 플로리다주 공항에서 만난 CNN 기자에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반대를 이끌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경험 있는 사람으로서 당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속한 자유당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 치러지는 지방 선거에서 브라질 전역을 돌며 유세할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당은 보우소나루를 명예 총재로 추대한다는 방침을 이미 밝힌 바 있다.

보우소나루는 또 자신이 패배한 작년 10월 대선 결과에 대해선 “이미 페이지는 넘어갔다. 우리는 내년의 선거를 준비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지금껏 대선에서 진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치러진 대선에서 패배한 뒤 승복 선언을 하지 않고 지내다가 룰라 대통령 취임 이틀 전인 12월 30일 브라질을 떠나 미국에서 지내왔다.

미국 체류 중이던 1월 8일 그의 지지자들은 브라질리아 연방 관구에 있는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 등 입법·사법·행정 3부 기관 건물에 난입해 기물을 파손하는 등 대선 불복 폭동 사태를 일으켰다.

선거 불복과 이에 따른 폭동은 2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를 공격했던 것과 판박이란 점에서 보우소나루와 트럼프 진영 간 밀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021년 9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 에두아르두가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전략가 스티븐 배넌 등을 만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브라질 검찰은 폭동을 선동한 혐의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수사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여기에 더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등으로부터 받은 수십억원 상당의 사치품을 불법 반입하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