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호 기자] 토큰증권(ST·Security Token)의 제도권 도입시 투자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점은 ‘투자 위험부담 감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토큰증권이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유·무형의 자산에 대한 권리를 디지털화한 것이다. 소유권에 대한 권리(주식)나 채무에 대한 권리(채권) 등 증권성을 지니며, 자본시장법상 규제를 받는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가상자산과 차이점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과제 중 하나로 ‘증권형 토큰의 발행·유통 규율 체계 정비’를 포함시켰으며, 최근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여론조사 앱 크라토스는 토큰증권 법제화와 관련해 최근 크라토스 코인(CRTS)을 보유한 회원 31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38.4%인 1220명이 토큰증권 도입 시 가장 기대되는 점으로 ‘법적 보호로 투자 위험부담 감소’를 꼽았다. 이어 ‘조각투자를 통한 자산 포트폴리오 다양화’(31.1%), ‘전반적 블록체인 생태계 활성화’(19.1%), ‘거래의 효율성 및 투명성 제고’(11.4%)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대 별로 보면 10대의 응답이 타 연령대와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20대부터 70대까지는 ‘법적 보호로 투자 위험부담 감소’가 기대된다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으나, 10대는 ‘조각투자를 통한 자산 포트폴리오 다양화’가 기대된다고 응답한 비율이 40%로 가장 높았다. 또한 타 연령대에는 ‘전반적 블록체인 생태계 활성화’를 선택한 비율이 모두 10%를 넘은 반면, 10대에서는 3%에 그치며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가상자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지만 법적 안전망이 미비해 투자자들의 피해규모도 함께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경찰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700억원 수준이었던 가상자산 피해액이 2021년 3조1300원으로 4년만에 18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루나‧테라 사태로 인해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고 업계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면서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안 마련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토큰 증권이 도입된다면 가상자산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장 먼저 투자 위험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는 법적 안정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정부도 토큰 증권 개시에 앞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법적 인프라 구축 중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블록체인이 이끄는 금융혁신, 자본시장에 힘이 되는 STO’ 간담회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다른 증권에 비해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도 있지만 증권 형식의 토큰이라는 이유로 규제 차익이 생기고 시장이 기형적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장외유통법 제도화 등 법적 규제를 만들어 지속 가능한 산업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