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너에게 이렇게 빌건대, 부디 평생을 후회 속에서 살아가라. 너로 인해 절규했을 그 친구가 조금의 위로라도 얻을 수 있도록”
23일 서울대 중앙도서관 게시판에 공개된 대자보의 내용이다. 작성자는 자신이 민사고 22기로 정순신 변호사 아들과 동기이며, 현재 서울대 경영학부 22학번이라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달 24일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으나, 아들의 고교 시절 학교 폭력 논란이 확산하면서 하루 만인 25일 자진 사퇴했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민사고 재학 당시 동급생에게 8개월간 언어폭력을 가해 2018년 강제 전학 처분을 받았고, 이듬해 서울 반포고로 전학했다. 이후 2020년 서울대에 정시로 입학했다.
대자보는 ‘죄인이 한때의 형제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으로 정 변호사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이다. 작성자는 “친구에 대한 죄책감과 죄의식 정도는 있으리라 믿었지만 순진한 생각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모두가 학교를 떠난 뒤로 벌써 3년이 흘렀다”며 “고등학교 3년을 동고동락했던 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돌아서는 그날 떠올렸던 감정은 학교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함꼐 하지 못한, 졸업사진에서마저 얼굴을 볼 수 없는 두 친구에 대한 죄책감”이라는 말로 글을 시작했다. 이어 “처음 너와 그 친구 사이 문제가 밝혀졌을 때 현실이라는 걸 믿을 수 없었다”며 “영영 잃어버린 친구에 대한 상실감도 컸지만 나를 가장 괴롭게 했던 건 친구가 괴로워하는데 알아차리지조차 못한 나에 대한 죄책감”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학교 폭력 사건과 관련한 정순신 아들의 대응 방식을 강하게 꼬집었다. 그는 “스스로의 미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일년이 넘도록 학교와 실랑이하며 시간을 끌고,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잘못조차 인정하지 않았다”며 “학교를 떠나게 된 바로 그 순간까지도 잘못이 없으며 분명 오해가 있었을 거라고 말도 안되는 변명을 지껄였따”고 회상했다.
그는 “부디 지금이라도 행한 일들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쳐라”며 “사과하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 너로 인해 지금까지 아파했고, 앞으로도 평생을 아파할 그 아이에게 너를 미워할 권리마저 빼앗는건 너무한 일”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부디 평생을 후회 속으로 살아가라. 너로 인해 죄인이 된 우리가 이제껏 그래왔듯이, 너로 인해 절규했을 그 친구가 조금의 위로라도 얻을 수 있도록”이라는 말로 끝맺었다.
서울대에 정 변호사의 아들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게시된 것은 지난달 27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당시 생활과학대학 22학번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정순신의 아들은 윤석열, 정순신과 함께 부끄러운 대학 동문 목록에 함께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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