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대체 왜?”
한국원자력의학원 산하 원자력병원이 심각한 재정난에 휘청이고 있다. 정부가 세운 국립대형병원인데도 불구하고 매년 고질적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원자력의학원은 이사회에서 올해 약 136억원 규모의 경영안정화 자금 차입을 신청하기로 했다. 원자력의학원은 현재 부채만 수백억원에 달한다. 운영자금도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가 세운 대형 공공병원이 심각한 재정난을 겪는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에는 근본적이 원인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원자력의학원은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지난해 약 566억원을 지원받았다. 여기에 원자력병원 자체 수익은 약 1920억원이다. 전체 수익을 합치면 약 2500억원 수준이다. 매월 208억원을 쓸 수 있다는 산술적인 수치가 나온다. 하지만 이는 전체 의사, 연구원, 간호사, 행정직원 등 인건비의 절반 수준으로 의약품, 진료재료 등 운영비 재료비가 이를 초과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의사, 간호사 등 928명의 의료인력에 대한 과기정통부의 인건비 지원이 없다는 사실이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연구직(1년 6천만원), 일반 사무직(1년 4천만원) 기준으로 정부출연금으로 지원하는 인건비 총액은 연간 약 142억원에 불과하다. 병원 자체 수익을 통한 인건비 재원조달에 한계를 보여 은행 차입을 통해 인건비 부족분을 충당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과기정통부 산하 출연연 등 다른 공공기관의 경우 연구직, 사무직 구분없이 1인당 연간 4천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원자력의학원은 매년 정부의 보증을 통해 은행권에서 100억원 수준의 차입을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적자폭은 커져가고 있다”면서 “특히 수도권의 경우 민간대형병원이 환자를 대거 유입하고 있고 원자력의학원은 시설 노후화, 우수 의료인력들의 이탈로 인해 적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연구중심병원으로의 전환이 원자력의학원의 새로운 출구전략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추진중인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의 연구중심병원이 필요했던 KAIST와 노후된 병원에 대한 신규투자 및 임상과 연구시너지 창출에 목말라있던 원자력의학원이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이유다. 실제 원자력의학원은 지난해 KAIST와 통합을 전제로 한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KAIST 관계자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에서는 연구중심병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양 기관 연구협력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KAIST의 의사과학자 양성을 적극 지원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설립에 힘을 실어준바 있다.
다만 기존 의료계는 KAIST와 원자력의학원의 협력이 의사정원 확대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반대의 입장을 표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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