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서울시, 신속통합기획안 협상 중
준주거 종상향하며 49층→59층 층고 상향 제안
서울시, 아직 자문위에 안건 상정 전
조합, 이르면 연내 통합심의까지 속도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의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방식을 통해 최고 59층 높이의 재건축을 추진한다. 조합은 이를 서울시에 공식 요청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서울시가 이를 허용하면 강남 한복판 초고층 랜드마크 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59층의 높이는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에 일률적으로 적용돼 왔던 ‘35층 룰’이 폐지된 이후 강남권역에서의 최고 높이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초진흥재건축조합은 지난 18일 진행한 재건축 추진 현황 대의원회 보고에서 서울시와 신통기획안을 협의하며 최고 59층 건축을 제안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주민간담회 등을 열고 협상을 진행해 ▷준주거지역(상업지구) 종 상향 ▷기준 용적률과 인센티브를 합산한 ‘허용 용적률’ 완화(인센티브 등 조건 논의) ▷층수 완화 ▷신통기획 혜택에 따른 근린공원 일부 이동 등을 논의했다.
이후 서울시와 조합이 현재 협상 중인 안건은 ▷상한 용적률 ▷상가 획지 ▷디자인 특화 등이다. 최대 쟁점인 용적률과 관련, 당초 조합은 최대 360%를 희망한 반면 서울시는 370~400% 수준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신통기획에 참여하며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된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경우, 용적률을 기존 300%에서 400%로 올렸다.
조합은 지나친 과밀화를 피하기 위해 기존의 최고 ‘49층’을 ‘최고 59층’으로 높여주면 용적률 370%를 받아들이겠다고 제안했다. 시가 허용하면 일조 영향 등을 고려해 1개동만 59층으로 짓는 방향으로 고려 중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59층 건축 제안을 받았지만 아직 자문위원회에서 논의 이전”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59층이 허용되면 용산구 ‘한남더힐’,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등과 같은 지역의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서초진흥아파트는 강남역 역세권에 위치한 데다, 현재 강남·서초 내에 35층보다 높은 아파트가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조합은 준주거 종 상향, 허용용적률 완화를 통해 상한 용적률 370%시 임대 가구를 전체 물량의 9.7% 수준으로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서초 진흥아파트는 임대 물량을 두고 갈등이 있어 왔다. 향후 시와 조합은 비주거(상가) 비율, 저류조 설치, 우수디자인·도심형 주택·주차장 일부 개방 등 허용 용적률 완화 조건 등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조합은 서울시와의 신통기획안 조율에 이어 다음달 10일 정기총회를 열고, 시와 함께 주민간담회와 주민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뒤이어 재건축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이에 따른 정비계획변경 입안을 4~5월 중 제안할 계획이다. 이후 정비계획 변경 고시(6~9월), 건축·교통·환경 통합심의(10월~2024년 1월) 등 절차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사업시행인가 및 시공사 선정, 이르면 내년 말 분양 신청, 2025년 관리처분인가까지 기대하고 있다.
한편 지난 1979년 준공된 진흥아파트는 현재 15층 7개동 615가구로 공급 면적 101~160㎡의 중·대형 평형 위주로 구성됐다. 지난해 서울시는 진흥아파트가 신통기획 대상지임을 고려, 투기 방지 차원에서 서초구 또다른 신통기획 대상지 신반포2차아파트와 함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갭투자’가 불가능해 거래가 끊겼다. 서초진흥은 지난 2021년 11월 이후 한 건도 매매 거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