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들이 벌이고 있는 적극적인 주주 활동이 다음달 주주총회 시즌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 ‘큰손’ 투자자로 알려진 인물들까지 주주행동주의 물결에 동참하고 나섰다. ‘주식농부’로 알려진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농심홀딩스 등 12개 상장사를 상대로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을 제안하면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는 농심홀딩스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액면분할 ▷주당 4000원 배당 ▷알짜 스타트업 인수 등을 요구했다. 배당 요구액은 농심홀딩스가 공시한 주당 배당금 2500원의 1.6배 수준이다.
앞서 지난 6일 농심홀딩스는 주당 2500원, 모두 116억원의 현금을 배당하겠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률은 3.7% 수준이다.
이 회사는 결산 배당을 2004년부터 주당 2000원을 유지해오다가 이번에 2500원으로 늘렸다. 농심홀딩스 액면가는 현재 5000원이다.
박 대표는 “미국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가 동일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차이가 커서 주주환원율이 낮기 때문에 주주제안을 하게 됐다”면서 “농심홀딩스는 국민기업이라고 볼 수 있어 주주가 바로 고객이므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해 주주 친화적으로 경영하면 더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원개발에 대해선 자사주 매입과 소각, 주당 300원 배당, 인수·합병을 통한 신사업 확대도 주문했다. 한국알콜에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 주당 500원 현금배당, 자회사 상장도 제안했다.
넥센(주당 200원 배당), 디씨엠(주당 1500원 배당), 비아트론(주당 200원 배당), 태양(주당 300원 배당) 등 상장사에 현금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요구했다.
스카이라이프(주당 700원 배당)와 한국경제TV(주당 300원 배당)에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제안했다.
아이디스홀딩스의 경우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면서 그룹 차원에서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저평가를 해소하라고 압박했다.
박 대표는 “인테리어 사업을 보고 투자한 국보디자인은 테슬라 등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불안하다”며 “회사 경영진에 투자책임에 대한 사과와 대책, 배당금 확대와 자사주 소각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신라교역에도 자사주 매입 후 소각과 배당 확대를 제안했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KISCO홀딩스의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당 2000원 배당, 500억원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제안했다.
이와 별도로 일반 주주들로 구성된 주주연대는 KISCO홀딩스에 추천한 감사위원(심혜섭 변호사) 선임과 정관 변경 등을 제안하면서 자회사인 한국철강에도 주당 1000원 배당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감사위원 선임 등을 요구했다. KISCO홀딩스 정관에는 ‘이사의 충실의무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 보호’를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김봉기 밸류파트너스 대표는 “일반 주주들이 추천한 감사위원이 선임되면 불법 담합 과징금 1300억원에 대해 이사와 경영진에 민사책임을 부담해 손해를 복구하고 사주 일가의 한국철강 주식 고가 매수로 인한 손실 등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사안과 관련해선 회사 측에 회계장부 열람 신청, 주주대표소송 등 법적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