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금융감독원은 21일 최근 논란이 된 금융투자회사의 이자·수수료율에 대해 산정 체계를 종합점검하고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다음달부터 유관기관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이날 “그간 개인투자자의 금융투자상품 거래와 관련된 이자·수수료율 산정의 적정성에 대해 국회 및 언론 등을 통해 문제가 제기돼 왔다”며 “이는 증권사가 예탁금 이용료율 및 신용융자 이자율을 산정하면서 기준금리 등 시장상황 변동을 반영하지 않거나, 주식대여 수수료율이 공시되지 않아 투자자 보호가 취약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이와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제도개선을 검토해 왔으며, 투자자의 권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예탁금 이용료율, 주식대여 수수료율, 신용융자 산정체계를 합리화하고 공시방식을 개선하고자 한다”며 “유관기관과 함께 TF 구성 등을 통해 세부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금융투자상품 거래 관련 이자·수수료율 지급·부과 관행이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개선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예탁금 이용료율에 대해 금감원은 “최근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이 증가하는 추세이나, 일부 증권사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투자자예탁금 이용료가 합리적으로 산정·지급될 수 있도록 이용료 산정기준을 개선하고, 통일된 공시기준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예탁금 이용료율이란 고객이 증권사에 예치한 자금으로부터 지급받는 이자율을 가리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예탁금 이용료율은 2020년말 0.18%에서 작년말 0.37% 오르는데 그쳤다. 이에 금감원은 이용료 점검주기 명확화, 이용료 산정기준·지급시기 공시서식 마련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감원은 주식대여 수수료율과 관련, “개인투자자가 주식대여시 수수료 교섭력상 열위에 있고 수수료가 공시되지 않아 적정 수준을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에 주식대여 수수료율 지급방식을 개선하고 증권사별·투자자 유형별 수수료율을 공시하는 방안을 검토·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재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증권사에 대여하는 경우 증권사는 동 주식을 기관 등에 대여하고 개인에게 주식대여의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금감원은 해외 주식대여 수수료 산정방식을 참고해 개선안을 마련하다는 방침이다.
증권사 대출인 신용융자의 이자율 방식도 조정된다. 금감원은 “최근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등이 인하되고 있음에도, 일부 증권사의 신용융자 이자율은 상승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에 투자자가 부담하는 신용융자 이자율의 산정체계를 점검하고 신용융자 이자율 공시를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4.02%였던 CD금리는 20일 현재 3.49%까지 내려왔지만 신용융자 이자율은 같은 기간 8.87%에서 8.94%로 되레 오른 상태다. 금감원은 이자율 산정체계를 점검하고 대변·비대면개설 계좌의 이자율을 구분해 공시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한편,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개 증권사가 2019년부터 작년까지 고객 예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총 2조4670억원으로 이 기간 중 고객에게 지급한 이자는 4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5965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