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최근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두달 만에 1300원을 넘으며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험적·주기적 차원으로 접근할 경우 되레 외인 매수세는 향후 2~3년 간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비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보고서를 통해 “현재 미국 물가 하락은 8개월차에 진입한 상황이고, 향후 2~3년간 추가 하락 가능성이 암시된다고 볼 수 있다”며 “물가 하락에 따른 긴축 효과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장기 매수 유입 가능성에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수출은 아직 바닥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나, 바닥에 임박한 상황으로 판단되고 향후 2년 전후의 상승 흐름을 예상해 볼 수 있다”며 “반도체 수출의 턴어라운드 효과가 보통 2년 전후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외국인의 장기 매수 유입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변 연구원은 “현재 원/달러 환율 하락은 6개월 차에 진입한 상황이고, 향후 3년 전후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이 암시된다고 볼 수 있다”며 “외환 시장 안정화에 따른 원화 강세 수혜로 외국인의 장기 매수 유입 가능성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2024년은 물가가 하락하고 성장이 회복되는 ‘세미 골디락스(적당히 우호적인 환경)’ 국면일 가능성이 높아 올해 이를 긍정적으로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이는 외인 매수세 장기화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변 연구원은 또 “올해 성장률이 햐항돼 낮아질수록 내년 성장률은 기저 효과로 상향 효과를 누릴 수 있어 2024년을 고려하면 악재가 아닌 혼재가 될 수 있다”며 “실제 최근 영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바 있고, 한국 증시도 매우 강력한 상승 기조를 보이고 있는데 올 성장률이 하향 조정된 이 두 나라 증시가 상대적으로 강한 것은 이미 투자자들이 2024년까지 겨냥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변 연구원은 연초 국내 증시 상승 현상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코스피가 2년 연속 하락한 사례가 없었다는 점, 그동안 연초 증시가 그해 연간 증시와 유사했다는 점 등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소개했다. 그는 “코스피가 1년 하락 후 상승 추세가 보통 2~3년 진행됐고, 1년 하락 후 다음 해 1년 반등으로 끝난 사례는 14%에 불과하다”며 “이는 연초 증시가 장기 증시 상승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 연구원은 “펀더멘털(기초체력) 정상화를 가정할 경우 외국인 지분율은 역사적 평균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1998년 이후 코스피 외국인 평균 지분율은 33%로, 상승추세를 감안한 현 시점 추정 지분율은 35%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