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7% 할부이자 변경되면
월 납입금 202만원→197만원
시장, 올해 금리 하락할 거라고 판단
현대캐피탈 “변동금리 상품 반응 좋아”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자신의 SUV를 16만4698km나 탄 직장인 A(40세)씨는 2022년 2월 새 차를 구입하기로 결심했다. 60개월 할부로 구매 계약을 진행했지만 반도체 수급난 때문에 대기 기간이 길어졌다. 1년여만에 드디어 출고 날짜가 잡혔지만 할부금리가 무려 3배 가까이 올라 자동차 계약 취소를 고민하고 있다.
고금리로 차량 계약취소가 잇따르자 ‘변동금리’ 할부 상품까지 나타났다. 고금리로 차량 구매를 망설이는 이들을 차량 구매로 돌아서게 하기 위해서다. 이자율이 계약시점이 아닌 출고시점에 산정되기 때문에 최근 저금리일 때 차를 계약했다가도 작년 말부터 이자가 치솟자 구매를 취소하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편 기준금리가 오를대로 오른 상황에서 시장은 앞으로는 시중금리도 하락할 일만 남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차를 구매하고 갈수록 적은 이자를 납입할 수 있는 변동금리 신차금융 상품이 예비 차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최근 변동금리 신차 할부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금리 상황에 따라 고객의 대출금리가 주기적으로 변동된다.
예를 들어 6300만원짜리 GV80 차량을 현금구매비율 20%, 할부 36개월로 구매했을 때 8.2% 금리로 최초 3회차 할부이자를 납부했다면 월 납입금액은 202만원이다. 하지만 3개월차 할부금리가 6.7%로 산출됐다면, 이후 월 납입금액은 197만원으로 줄어든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변동금리 신차할부 상품은 시중금리가 하락기로 접어들 경우 자연스럽게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품 출시는 최근 차 계약 줄취소가 이뤄질만큼 고객들이 차 구매를 미루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의 세단 차종을 생산하는 공장이 주말 특근을 취소할 정도로 판매량이 둔화됐다. 경기 침체 속에 할부금리가 치솟아 차를 사는 이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차종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차량 할부금리는 1년 사이 폭증했다. 국내 자동차금융 업계 1위 현대캐피탈의 신차할부 금리는 지난해 1월 2.7%에서 올해 1월 6.9%까지 올랐다. 최저금리와 최고금리는 차량별로 천차만별이지만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의 GV80(현금규매비율 20%, 할부 36개월)할부금융은 최저금리가 6.7%, 최고금리가 10%에 달한다.
하지만 시장은 기준금리가 당분간 유지되더라도 시장금리는 조만간 내리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보이고 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채권시장 현상을 보면 투자자들은 연내 통화정책이 완화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변동금리 상품이 새로이 출시되자 시장 반응은 일단 뜨겁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상품 출시 안내가 나가고 다음날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