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내렸지만 ‘체감’은 글쎄…‘고정 vs 변동’ 고민은 더 깊어져[머니뭐니]
서울 한 시중은행의 대출 안내문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올해 초 최고금리 8%대를 돌파하는 등 널뛰기를 반복하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금 큰 폭 하락했다. 주담대 금리의 산정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이달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면서다. 그러나 여전한 고금리 상황에 차주들이 당장 금리 인하를 체감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신규 차주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고정·변동금리차가 줄어들며 금리 향방에 따른 유불리 판단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신규 코픽스 최대폭 하락…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따라 인하

주담대 금리 내렸지만 ‘체감’은 글쎄…‘고정 vs 변동’ 고민은 더 깊어져[머니뭐니]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2%로 전월(4.29%)에 비해 0.47%포인트 감소해 해당 공시가 시작된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지난달 시중은행들의 예금금리 인하로 인한 조달비용 감소가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최고 5%를 넘나들었던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1년 만기) 금리는 올해 꾸준히 감소해 현재 3%대 중반대까지 줄어든 상태다.

주담대 금리 내렸지만 ‘체감’은 글쎄…‘고정 vs 변동’ 고민은 더 깊어져[머니뭐니]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준거금리인 코픽스가 감소하며, 일부 시중은행은 이에 연동되는 상품의 금리를 즉시 인하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4.73~6.42%로 전날(4.97~6.89%)에 비해 상하단이 각각 0.47%포인트, 0.24%포인트 줄었다.

주담대 금리 6%대 중반까지↓…“체감 힘들다” 차주들 ‘한숨’은 그대로

주담대 금리 내렸지만 ‘체감’은 글쎄…‘고정 vs 변동’ 고민은 더 깊어져[머니뭐니]
서울 한 시중은행[연합]

올 초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이 8%대를 넘나들자, 은행들이 과도한 예대금리차를 책정하고 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모니터링 강화 등을 지시하며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했고, 주요 시중은행들 가산금리 조정 등을 통해 금리 상단을 6%대 후반까지 낮춘 바 있다. 여기에 10개월 연속 상승했던 코픽스가 올해 하락세로 전환하며,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6%대 중반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인하된 금리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될 전망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6개월 전인 지난해 8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4.18~6.20% 수준으로 현재보다 상하단이 각각 0.22%포인트, 0.55%포인트 낮았었다. 6개월 주기 변동형 주담대 고객의 경우, 주담대 금리가 하락한 현시점에 금리가 갱신되더라도 이전보다 높은 이자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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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심지어 지금과 같은 큰 폭의 코픽스 하락이 지속될 가능성도 작다. 지난달의 경우 채권 금리 하락과 함께 예금금리도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이에 결과적으로 은행의 조달비용 수준에 따라 결정되는 코픽스가 크게 하락했다. 그러나 2월 들어 은행채 금리가 반등을 시작했고, 예금금리 인하 속도도 다소 줄었다. 이에 코픽스 하락세는 계속되더라도 그 감소세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변동이냐 고정이냐”…좁혀진 금리차에 예비 차주 고민은 깊어져

무엇보다 주택담보대출을 고려하고 있는 예비 차주들의 고심이 깊어졌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 하락으로 인해, 변동·고정금리의 역전 현상이 다소 완화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은행들은 금리 변동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고정형 상품에 더 높은 가산금리를 책정해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지난해 금리 상승에 취약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고정형 주담대 확대를 요구해왔다. 이에 은행들은 고정형 주담대 상품의 금리를 하향 조정했고,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를 하회하기 시작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움직임은 효과적이었다. 지난해 12월 취급한 국내 예금은행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전체의 40%를 넘어섰다. 그러나 올해 기준금리 정점론 대두와 함께 주담대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고정형 주담대의 매력 요인은 점차 줄어들었다.

주담대 금리 내렸지만 ‘체감’은 글쎄…‘고정 vs 변동’ 고민은 더 깊어져[머니뭐니]
서울 한 저축은행의 금리 안내문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실제 지난달 기준 코픽스가 반영된 이날 5대 시중은행의 고정·변동형 주담대 금리차는 0.3~0.53%포인트로 전날(0.61~0.77%포인트)에 비해 0.2%포인트가량 줄었다. 심지어 일부 은행에서는 변동·고정금리의 재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이날 기준 농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4.19~6.09%로 변동형(4.73~5.83%)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이르면 올해 말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금리 전망에 따라 유불리를 따져야 하는 소비자들의 고민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정성진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개인 사정에 따른 계산이 필요하지만 주담대의 경우 대출 기간이 비교적 길기 때문에, 장기적인 금리 하락에 무게를 두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 변동 요인이 아주 없지는 않더라도 결국 경기 침체를 감안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더 높게 전망된다”고 말했다.

주담대 금리 내렸지만 ‘체감’은 글쎄…‘고정 vs 변동’ 고민은 더 깊어져[머니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