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글로벌 정책방향 키워드 발표
차별적 조치·기회 포착·전쟁 장기화·동맹국 결속
美 해외투자 유치 정책, 中 시장개방 등 기회 노려야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16일 글로벌 정책방향을 4가지 키워드 ▷차별적 조치(Discriminate) ▷기회 포착(Opportunity) ▷전쟁 장기화(War) ▷동맹국 결속(Neighbor) 등의 첫 글자를 딴 ‘D.O.W.N’을 제시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다변적인 국제 경제 환경에 맞춘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전경련은 미국과 EU가 올해 각각 1.4%, 0.7%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자국중심주의 제도’와 ‘차별적 규제’를 확대할 것이라고 봤다. 미국우선주의 기조는 초당적이며, 대중국 강경책은 심화될 전망이다. 미국 중심의 공급망 룰 세팅(Rule Setting) 과정에서도 동맹국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전경련은 한국이 이에 대응해 유럽, 캐나다, 호주, 일본 등 가치공유 국가와의 협력 분야를 다변화하고, 미국발 신규규제에 대한 공동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U 역시 올 10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범 시행, EU원자재법(CRMA), EU역외보조금제도 등 EU우선주의 제도를 연쇄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 시멘트 등 취약 산업군은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하고, 신규 도입제도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는 등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기회 역시 존재한다. 전경련은 바이든 정부가 다양한 해외 기업 투자유치 유도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IRA에서 청정투자, 첨단제조 세액공제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우리 청정에너지, 배터리 업계가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리오프닝과 함께 지난해보다 높은 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서비스업 진출 등 다변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시장개방 기회를 활용하되, 안보와 직결된 분야는 제외하는 등 협력 가능 분야 발굴에 있어 면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전경련은 강조했다.
EU는 러-우 전쟁 장기화에 따른 안보, 에너지 등의 불안이 고조될 전망이다. 석탄 의존도를 줄이고 천연가스 의존도를 높였음에도 여전히 천연가스 가격과 전기료는 꾸준히 상승세다. 한국 기업은 동유럽권 방산 및 에너지 산업의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 서유럽 가치공유 동맹 협력 요구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녹색전환 가속화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EU 집행위는 대규모 그린딜 산업계획으로 친환경 산업 육성을 위한 ‘탄소중립산업법(Net-Zero Industry Act)’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으로서는 유럽 내 원전 및 LNG 인프라 투자, 기후변화 대응 기술 개발 등에서 협력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세계 경제는 프렌드쇼어링·블록화 등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는 추세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는 지난해 아세안 7개국이 참여하기로 하면서 더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들은 미중 갈등 속 IPEF를 자국 실리를 위한 협상에 이용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도 이 아세안 국가들과 공조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발효 1주년을 맞은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도 아세안 전체 교역량 확대뿐 아니라 향후 대중국 협력 증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지난해 RCEP 회원국의 대중국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했다. 한국은 RCEP 회원국과의 공급망 협력을 통해 중국시장 우회 공략 방안을 고려해 볼 만 하다. 올 봄 일본에서는 “자유롭고 열린 인태전략”이 발표될 예정이며, 한미일 삼각 협력 강화의 중요성이 강조될 전망이다. 기시다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 의지가 강력한 만큼, 향후 한일관계 정상화에 대비해 협력사업 재정비, 수출규제 완화시 협력 확대를 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수출 감소 등으로 우리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국중심주의 팽배, 각종 통상 규제 확대로 글로벌 경제 여건 또한 녹록지 않을 전망”이라며 “그럼에도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발견하고, 시장 상황에 따른 전략을 신속하게 세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jakmee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