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으로 신한카드 제쳐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삼성카드가 업계 1위 신한카드를 제치고 정상자리를 꿰찼다. 영업이익이 신한카드를 넘어섰다.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약진하고, 또 선제적으로 채권시장 위기에 대응한 게 주 요인이다. 올해 카드업계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삼성카드는 마이데이터 등 데이터 사업을 본격화하며 업계 1위 자리를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12.9% 성장한 622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신한카드는 전년 대비 5% 역성장한 6414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당기순익 차이는 191억원밖에 나지 않는다. 전년(1240억원)과 비교하면 격차가 6분의 1 수준으로 좁혀졌다.

영업이익은 신한카드를 제쳤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489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 증가했다. 신한카드의 영업이익은 7650억원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많이 쌓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1등 카드 신한 따라잡은 삼성카드, 판 뒤집나[머니뭐니]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됨에 따라 소비가 늘면서 카드 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연합]

삼성카드의 위기 속 약진은 ‘선제적인 위기대응’ 덕이다. 지난해에는 4분기부터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 시장이 악화됐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며 카드채 금리가 6%대까지 뛰는 등 카드사에는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경제여건이 지속됐다. 하지만 삼성카드의 경우 채권시장이 본격적으로 악화되기 전 카드채를 발행해 자금을 미리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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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용이 크게 절감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4333억원을 소모했다. 이는 전년 이자비용 대비 33% 증가한 금액이다. 반면 신한카드의 경우 삼성카드의 두 배에 가까운 7107억원을 이자비용으로 썼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40%에 달한다.

대체적으로 지난해 카드 결제액이 크게 성장한 가운데 삼성카드는 본업에서도 더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신용판매 영업수익은 2조14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증가한 금액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신용판매 부문 영업수익이 2조9327억원으로 더 높지만, 전년 대비 성장률은 2.5%에 그쳤다.

이처럼 신한카드와의 격차를 아슬아슬한 수준까지 좁힌 삼성카드가 올해 카드업계 판을 뒤집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카드업계는 올해 실적 전망이 더 어둡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삼성카드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저보관리업)에 시동을 걸며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간 삼성생명이 암보험금 미지급으로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 1년을 받으면서 삼성생명이 대주주로 있는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 자회사들이 신사업 진출이 불가능했지만, 징계기간이 만료되면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현재 금융당국에 마이데이터사업자 예비허가를 신청해둔 상태다. 앞서 데이터전문기관으로도 예비지정을 받았다. 내부에선 신사업에 앞서 리스크를 따져보며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되면 삼성금융네트웍스의 통합 플랫폼인 ‘모니모’에 구현될 확률이 높다. 카드 회원 유치와 신용판매에 큰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아직 예비심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허가가 나면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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