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는 신기루?…삼성전자, 유증업체 주가 수익률 ‘주르륵’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각사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증시 ‘시가총액(시총) 1위’ 삼성전자가 거액을 투자했다는 소식만으로 개미(국내 주식 소액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이 요동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안목’에 올인한 투자 자금의 유입으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가 불과 20거래일도 지나지 않아 90%에 육박하는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안목 만을 믿고 투자에 나서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삼성전자가 투자에 나섰던 기업들의 경우 하나같이 장·단기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지난 3년간 코스닥 기업에 2552억 투자

1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삼성전자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취득 방식으로 투자에 나선 코스닥 업체는 총 6곳이다.

지난 2020년 7월 삼성전자는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관련 ‘블랭크마스크’ 제조사인 에스앤에스텍 지분 8%(171만6116주)와 메모리 반도체 웨이퍼 검사장비 제조사인 와이아이케이 지분 12.16%(960만1617주)를 취득하는데 각각 약 659억원, 약 473억원을 투입했다. 같은 해 11월엔 반도체 제조용 진공펌프 제조사 엘오티베큠 지분 8%(126만7668주)를 얻는 데 약 190억원을 사용하기도 했다. 2021년 3월에는 반도체 부품 ‘펠리클’ 제조사 에프에스티 지분 7%(15만2975주)를 취득하는 데 약 430억원을, 같은 해 7월에는 반도체용 알루미늄전구체 제조사 디엔에프 지분 7%(81만30주)를 얻는 데 약 210억원을 쏟아 부었다. 작년 한 해 숨 고르기에 나섰던 삼성전자는 올 들어 지난 3일 협동로봇 제조사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0.22%(194만200주)를 취득하는 데 약 590억원을 투입하며 다시금 투자에 박차를 가했다.

‘레인보우’는 신기루?…삼성전자, 유증업체 주가 수익률 ‘주르륵’ [투자360]

이렇게 지난 3년간 삼성전자가 코스닥 상장 기업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넣은 자금 규모는 약 2552억원에 이른다.

투자 6곳 중 5곳 ‘쪽박’…사실상 ‘반 토막’ 난 곳까지

투자에 비해 결과는 신통치 않다. 투자 시점 대비 현재 시점까지 주가가 오른 곳은 레인보우로보틱스(+88.2%) 딱 한곳에 불과하고, 나머지 기업들은 사실상 ‘쪽박’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기 때문이다.

낙폭이 가장 큰 곳은 디엔에프로 투자 시점 대비 주가가 45.6%나 떨어졌으며 와이아이케이(-40.9%), 에스앤에스텍(-31%), 에프에스티(-29.1%), 엘오티베큠(-18.1%) 등 다른 업체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투자한 코스닥 업체들의 공통점은 반도체 사업과 관련돼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관련 코스닥주(株)의 경우 삼성전자가 미래를 바라보며 투자했다기보단, 현재 주력 사업에 대한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방어적' 성격으로 투입한 자금으로 볼 수 있다”며 “지난해 계속됐던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반도체 업황이 부진했던 가운데, 삼성전자가 투자했던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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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미래 가치는 커…추격 매수는 ‘글쎄’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다른 삼성전자 유증 기업들과 가장 확연하게 구분되는 점은 삼성전자가 투자한 최초의 로봇 관련 기업이란 점이다.

최근 열렸던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3’에서 로봇과 인공지능(AI)이 핵심 화두로 떠오르며 관련 종목에 투자금이 유입되던 가운데, 삼성전자의 투자는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하듯 주가 우상향 곡선의 기울기를 더 가파르게 만들었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대한 추격 매수에 나서긴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의 최근 상승세는 과도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흐름”이라며 “일명 ‘테마주’로 꼽혀 자금이 몰렸던 만큼, 언제 조정 국면이 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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