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뉴진스는 데뷔앨범을 세 가지 버전으로 발매했다. 그 중 원형 가방에 포토북, 포토카드, CD 등을 담은 '뉴 진스 백(New Jeans Bag)' 버전을 들고 있는 멤버 혜인. [뉴진스 인스타그램]](https://wimg.heraldcorp.com/content/default/2023/01/29/20230129000134_0.jpg)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스트리밍이 대세로 자리잡은 지 오래, 요즘 앨범을 누가 사?”
이런 의문은 ‘돌판(아이돌판)’의 생태계를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K-POP(케이팝)과 팬덤의 성장에 힘입어 실물 앨범 판매량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사실 앨범 구매는 듣기 위해서가 아니다. 팬덤 영향력을 과시하고 팬미팅 응모권이나 포토카드를 얻기 위한 수단이다. 그래서 상당수 앨범은 구매 후 포토카드 등을 빼고 나면 쓸모가 없어진다.
남는 건? 앨범에 쓰인 플라스틱 쓰레기들이다. 작년 한해에만 8000만장의 앨범이 팔렸다. 그리고 8000만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왔다.
![아이돌 그룹 뉴진스는 데뷔앨범을 세 가지 버전으로 발매했다. 그 중 원형 가방에 포토북, 포토카드, CD 등을 담은 '뉴 진스 백(New Jeans Bag)' 버전을 들고 있는 멤버 하니. [뉴진스 인스타그램]](https://wimg.heraldcorp.com/content/default/2023/01/29/20230129000135_0.jpg)
써클차트(가온차트)의 집계에 따르면, 실물 앨범 판매량은 2018년 2000만장을 돌파한 후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2020년엔 4170여만장까지 늘었다. 이후로도 매년 급증세다. 작년 한 해 동안 팔린 실물 앨범은 7419만554장이다. 이는 12월 중순까지 집계한 결과로, 실제 한 해 판매량은 8000만장을 돌파한 게 유력시된다.
실물 앨범 판매의 급증세는 전 세계적 흐름과도 역행한다. 실시간 재생의 ‘스트리밍’이 자리잡으면서 CD나 LP, 카세트 등 실물 앨범 판매량은 줄고 있다.
최근 빌보드와 데이터 분석회사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작년 스트리밍은 12.2% 증가, 1조2680억회를 기록했다. 스트리밍이 1조회를 넘어선 건 작년이 처음이다. 작년 미국 시장에서 실물 앨범 판매량은 7989만장으로 전년(8279만장)보다 3.5% 감소했다.
특히 작년 미국 내 CD 앨범 판매량 상위 10위권에 케이팝 앨범이 7장이나 올랐다. 이와 관련, 빌보드는 “케이팝 앨범들은 CD 판매량이 많고 많은 케이팝 앨범들이 굿즈 상품들과 함께 정교하게 포장된다”고 해석했다.
![아이돌 그룹 뉴진스의 위버스 앨범. CD가 없는 대신 QR코드를 통해 음원을 다운받을 수 있다. [인터넷 캡처]](https://wimg.heraldcorp.com/content/default/2023/01/29/20230129000136_0.jpg)
실물 앨범을 대량 구매하는 이유는 음반에 포함된 갖가지 굿즈 때문이다. 포토카드나 미공개된 사진을 모으거나, 가수와 대면할 수 있는 팬미팅이나 사인회 응모권을 여러 장 확보하는 수단이다. 정작 음악을 듣는 건 스트리밍을 활용한다.
사실 CD플레이어도 없는 팬들도 태반이다. CD는 불필요한 쓰레기가 된다. CD는 대부분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이다. 포장재 역시 비닐 소재다.
최근엔 일부 팬 사이에서 이 같은 행태를 개선하자는 요구까지 일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케이팝포플래닛’이란 단체는 버려지는 앨범 8000여장을 SM, JYP, 하이브, YG 등 연예기획사들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최근엔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나무심기 중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하자, “나무심지고 훌륭하지만 다음엔 앨범 쓰레기 문제에도 관심 가져달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엔 기획사들도 변화 조짐이 보인다. 불필요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움직임이다.
앨범에는 포토카드나 응모권만 들어있고, QR코드를 찍으면 디지털 음원 파일로 소장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CD가 아예 없어질 순 없더라도 분명 지금보다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음반이 변화해야 한다는 건 이미 모두 인지하고 있는 숙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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