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페이로움TF’ 조직 구성
실행뿐 아니라 기획까지 ‘바텀업’ 방식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가 TF 직접 챙겨
토스는 매주 ‘위클리’ 통해 스킨십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핀테크 업체들이 조직문화 재정비에 나섰다. 금융권과 IT업계의 화두가 된 ‘생존’을 위해 더 평등하고, 더 빠른 의사소통 방식을 추구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연차·직군에 차별을 두지 않는 전사적인 기업문화 프로젝트를 통해 전통 금융권과 차별화를 두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내부적으로 조직문화 향상을 위한 전문 TF(페이로움TF)를 구성했다. 카카오페이는 바텀업(아래에서 위로) 방식에 임직원들이 원하는 방향이 담길 수 있도록 전사 설문조사 및 포커스그룹인터뷰(FGI)를 진행했다. TF장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가 직접 맡아 조직문화 향상 활동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직접 챙겼다는 설명이다.
페이로움TF에는 개발·사업·디자인·스탭 직군 총 10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전사 직원들 중 반 이상이 입사한 지 2년 안 팎인 새 얼굴들인 만큼 조직을 보다 빠르고, 효율성 있게 움직이기 위한 TF 활동이 이뤄졌다. TF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인터뷰한 내용을 기반으로 ▷팀워크‧시너지 ▷사용자중심 ▷커뮤니케이션 ▷도전‧혁신 ▷일중심‧빠른실행 ▷자율과 책임‧전문성 ▷건강한 문화 등 7가지 핵심가치를 새로 정비했다.
그 중에서도 더 빠르고 명료한 의사결정 방식을 촉구한 게 핵심이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본질에 집중해 빠른 실행을 도모해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이 지속되고 국내외 경기가 둔화를 넘어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핀테크 기업들도 ‘생존’을 위한 빠른 의사소통, 그리고 성과 창출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의 한 직원은 “일하면서 확실히 의견을 내는 건 어렵지 않은 분위기”라며 “바텀업 방식에 편승해 시키는 일 말고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토스의 경우에도 직원들에게 주기적인 ‘서베이’를 통해 자가진단을 주도하고 있다. 피플앤컬처팀(인사문화 등 총괄하는 팀)이 구성원들에게 사내의 조직문화 등을 고루 전파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조직문화 향상을 위해선 상시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승건 대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위클리’라는 행사를 통해 직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전 계열사(토스뱅크, 토스페이먼츠 등)가 모인 위클리 행사는 한 달에 한 번씩 열린다.
핀테크 회사들이 조직문화 향상에 열을 올리는 건 이같은 조직문화가 인재를 잡아두기 위한 좋은 유인책이기 때문이다. 올해 다수의 핀테크업체의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발자 직무는 여전히 ‘유망 분야’로 꼽힌다. 뜨거웠던 개발자 채용이 한풀 쉬어가는 상황에서 채용을 잠시 멈추되 선진화된 조직문화로 이들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한 핀테크 관계자는 “핀테크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수평적 조직문화’”라며 “전통금융권에서 넘어온 이들을 잡아두는 당근책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