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열었다 닫는 ‘뚜껑시계’…이어폰 잃어버릴 일은 없겠네”
세계 최초로 손목시계와 무선 이어폰을 하나로 결합한 중국 화웨이(Huawei)의 기이한 스마트 워치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독특한 디자인 덕에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호평이 나오지만 스마트 워치를 ‘알약 보관함’으로 활용하는 재치 넘치는 영상까지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화웨이는 최근 중국 현지에서 신형 스마트 워치 ‘화웨이 워치 버즈(Huawei Watch Buds)’ 판매를 시작했다.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 손목시계와 무선 이어폰이 한 몸으로 돼 있다.
시계 하단의 버튼을 누르면 뚜껑이 열리는데 내부에는 무선 이어폰 한 쌍을 끼워 넣을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스마트 워치가 일종의 무선 이어폰 케이스 역할까지 하는 셈이다.
화웨이는 지난 2018년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해당 특허를 출원한 이후 4년 만에 상용화했다. 지난 달부터 중국에서 대대적인 홍보 속에 판매 중이다. 가격은 3000위안이다. 우리 돈으로 약 55만원에 달한다.
두 개의 스마트 기기를 동시에 가지고 다닐 수 있는 만큼 편의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어폰은 스마트 워치 안에 넣으면 바로 충전이 시작된다. 시계와 이어폰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데다 이어폰이 스마트 워치 안에 있는 만큼 잃어버릴 위험도 덜어준다.
화웨이는 한 번의 충전으로 최대 3일까지 이용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본체는 410mAh, 이어폰은 30mAh 배터리가 장착됐다. 통상 1~2일이면 배터리가 소모되는 애플워치나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보다 수명이 길다.
무엇보다 독특한 디자인이 화제가 됐다. 이용자들은 스마트 워치 안에 무선 이어폰 대신 두 개의 캡슐 알약을 넣어서 갖고 다닐 수 있다며 SNS에 ‘창의적인 활용법’이 담긴 영상을 올리고 있다.
실제 영상을 보면 캡슐은 알약과 크기가 같아 홈에 오차 없이 끼워진다. 이용자들은 화웨이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고려해볼 만한 재미있는 활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IT전문매체 폰아레나는 이번 스마트 워치에 대해 화웨이의 도전이 혁신을 몰고 왔다고 평가했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폴더블폰(접었다 펴는 스마트폰)에도 비유했다.
그러나 기술적인 한계와 단점도 뚜렷하다는 평가다. 이어폰을 내부에 보관하도록 설계하다보니 스마트 워치가 전반적으로 두껍고 무거워진 것이 대표적이다. 애플워치8(41mm)가 42g인 반면 화웨이 워치 버즈는 66.5g이다. 이어폰 한 쌍의 무게는 8g에 불과하지만 본체가 전체 무게를 더 올린 것이다.
또한, 뚜껑을 열었다 닫을 수 있는 구조이다보니 충격과 먼지에 민감한 스마트 워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폰아레나는 “개방 구조로 인해 외부 침투에 대한 보호 기능을 놓쳤다. 디자인에 일부 결함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