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의원 전화걸어 출마 만류

羅측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국민의힘이 김기현 의원 ‘당대표 만들기’에 돌입하며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하고 있다. 윤심을 등에 업은 김 의원이 ‘대세론’ 굳히기에 나서자 변수 없애기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이러한 압박이 나 전 의원의 결기를 다지게 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선 당권주자인 김 의원을 주축으로 나 전 의원의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친윤계 몇몇 의원들이 최근 나 전 의원에게 전화해 당대표 선거 출마를 만류했다”며 “대놓고 왕따시키는 수준”이라고 했다. 당 관계자는 “용산에서도 나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사실상 반대하고 있어 사실상 출마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당 지도부도 나 전 의원의 당대표 도전을 견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원칙적으로 정부 공직을 맡으며 당직을 같이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직에 도전하려면 정부직은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친윤계 의원들도 가세했다. 당내 최대 친윤계 의원 모임 ‘국민공감’ 간사 김정재 의원은 지난 9일 SBS ‘주영진의 뉴스 브리핑’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이) 만약 이런 식으로 정부와 반해서 본인 정치를 하겠다는 건 예전의 ‘유승민의 길’ 아니냐”고 직격했다. 김 의원은 “정부 정책에 엇박자를 내면서 자기주장을 한다는 건 이준석 전 대표 사례 때도 봤었다”고 지적했다. 당내 대표적 ‘비윤’계로 꼽히는 유 전 의원과 이 전 표에 빗대 나 전 의원을 압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SNS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자리는 결코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며 “아예 이런 자리를 희망한다는 말을 하지 말았어야지, 자리를 받아놓고 석달도 채 안돼 이걸 던지고 당대표 선거에 나오겠단 건 스스로 공직의 무게를 감당하기엔 아직 멀었다는 걸 자백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나 전 의원의 10일 제주도당 일정까지 하루 전날 취소되며 수세에 몰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한 달 전에 이미 잡은 일정인데 제주도당에서 ‘다음으로 바꿔줬으면 한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연기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제주도당 입장에선 현재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우는 나 전 의원을 단독 초청하는 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주류의 ‘불출마’ 기류에 반해 나 전 의원에 대한 ‘출마 촉구’ 움직임도 있다. ‘친이준석계’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지난 9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나 부위원장이 지금 별의 순간(을 맞이했다)이라고 생각한다. 지지율이 깡패”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청년 당원들도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당원들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후보를 인위적으로 출마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과연 공정한 전대인가”라고 했다.

나 전 의원의 출마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아직 출마 의지는 있지만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하는 중”이라고 했다. 관계자는 또 “당심과 민심은 살아있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진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현주 기자


newk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