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자금 문제로 SM엔터테인먼트 인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1조원의 실탄을 장착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는 최근 카카오엔터에 1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국내 사모펀드 H&Q코리아도 1000억~2000억원을 투자한다. 카카오엔터는 최대 1조 2000억원 규모의 실탄을 장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큰 돈을 손에 쥔 카카오엔터가 무엇보다 SM 인수에 다시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이미 지난해부터 SM과 경영권 인수 협상을 진행해 왔다. SM을 지배하고 있는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와의 인수 금액 및 처우 문제 등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인수가 답보 상태였다.
그럼에도 카카오측은 “글로벌 콘텐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제휴, 지분 투자 등 다양한 방안은 열려있다”는 입장을 꾸준히 내놓았다.
카카오엔터의 대규모 투자 유치 소식이 전해진 직후 SM관련 주식들도 요동치고 있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SM지분 18% 가량을 갖고 있다. 이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가치인 약 3000억원에 더해 수천억원에 달하는 ‘플러스알파’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카카오와 SM의 경영권 딜을 6000억원 수준까지 보고 있다.
이 총괄 프로듀서는 2010년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뒤에는 SM으로부터 공식적인 임금은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가 지배하고 있는 라이크기획과 SM간의 프로듀싱 계약을 통해 여전히 막대한 수익을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 알려져 비판을 받아왔다. 이익의 상당 부분을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가져가는 기형적인 구조다. 라이크기획은 지금의 'SM 왕국'의 기초를 닦은 H.O.T.가 한창 활동하던 지난 1997년 이 총괄 프로듀서가 설립한 회사다.
하지만 지난해말을 기점으로 SM과 라이크기획의 계약이 종료, 이 구조가 사라졌다. 시장에서는 이 총괄 프로듀서의 경영권 매각을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영화 및 드라마 제작사와 연예기획사는 물론 웹툰, 웹소설 등 지적재산권(IP) 분야에서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특히 K팝 아이돌 IP는 카카오엔터의 새로운 글로벌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카카오엔터의 대표 가수로는 아이유·아이브·몬스타엑스·더보이즈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