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지역주의’ 소선거구제 폐해 개혁
오히려 기득권 강화될 수도
여야 지도부 온도차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새해 정치권 화두로 떠오른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대해 정치권의 갑론을박이 활발하다.
우선 현행 소선거구제의 이런 단점을 극복할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찬성하는 의견이 공개적으로 분출하고 있다.
경남에서 3선을 지낸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지역감정은 소선거구제를 통해 지역정당 구도로 고착화됐다”며 “당의 유불리를 떠나서 정치 선진화를 위해 꼭 넘어야 할 산이라면 우리 당이 앞장서야 한다”고 적었다.
서울 재선의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강고한 양당제 대립 구조로는 생산적 정치 활동을 기대할 수 없다”며 “다당제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중대선거구제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영·호남을 '텃밭'으로 두고 수도권 선전을 노리는 여야의 입장 차이는 물론 각 당내에서도 도시와 농촌, 선수(選數) 등 의원 개개인의 처지에 따라 이해관계가 엇갈리다 보니 좀처럼 총의를 모으기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힘 소속 한 재선 의원은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면 영남에서는 민주당이 선전하겠지만 호남에서 우리 당이 잘 나올지는 미지수”라면서 “다만 수도권에서는 우리 당의 자리가 훨씬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호남 지역 유불리로만 따지면 사실 우리는 현 체제가 가장 낫다”면서 “지역 갈등 완화 수단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결국 중대선거구제 자체도 기득권에 유리하다는 게 전 세계적으로 드러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지도가 높은 기존 현역 의원, 특히 다선일수록 더욱 유리하고 정치 신인이 당선되기 어려운 구조와 인구가 적은 농촌의 지역구가 지나치게 커지는 문제 등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선거 1년 전인 오는 4월까지 선거구를 획정해야 하는 빠듯한 시간표도 현실적 한계로 지적된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에서도 마뜩잖은 눈초리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오는 3월 8일 전당대회와 4월 원내대표 선출 등 당내 굵직한 정치 일정을 앞두고 있어서 중대선거구제 논의가 동력을 얻기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다.
중대선거구제 도입은 과거에도 여러 번 주장된 적이 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가까운 사례로는 2018년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자체 개헌안을 발표하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 도입안을 제시했으나 유야무야된 바 있다.
여야 지도부는 일단 신중한 입장인 가운데 '온도 차'를 드러내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소선거구제 폐단도 있지만 장점도 있고, 중대선거구제도 장점이 있고 단점도 있다. 지고지순한 제도는 없는 것 같다”며 “이제부터라도 활발하게 선거구 제도의 장단점을 치열하게 토론해서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제도에 대한 합의에 이르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전체적 권력의 개편을 포함한 개헌과 선거구제가 떨어져 있지 않다”면서 “여야의 당리당략이 아닌 국가의 미래를 위한 국민의 기본권 신장, 권력구조의 합리적 개편 이런 게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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