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한시 적용...‘부작용’ 발생 시 즉시중단

상한가격은 180유로...3일 연속 지속시 발동

가중다수결 매듭...러 “시장가격에 대한 도전”

유럽연합(EU)이 내년 2월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가스 가격상한제를 시행키로 합의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가격이 뛰자 이를 인위적으로 누르겠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시장에 대한 공격”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19일(현지시간) EU 에너지장관이사회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상한선 가격을 유럽 가스 가격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시장 기준 메가와트시(㎿h)당 180유로로 합의했다.

3거래일간 180유로가 넘는 천연가스 가격이 지속되고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보다 35유로 이상 비싸다는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할 경우 가격 인상을 제한하는 식이다. 상한제는 최소 20일간 적용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공급량의 40%를 차지하던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급등하자 EU는 상한제 도입 논의를 본격화했다. 다만 가격 상한제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 회원국의 반발이 예상보다 커 합의는 수개월간 난항을 겪었다.

이에 순환의장국인 체코 정부는 통상 EU가 하는 27개 회원국간 만장일치 동의 대신 ‘가중다수결제(qualified majority)’ 투표로 매듭을 지었다. EU 관련 규정에 따르면 가중다수결제는 27개 회원국 중 55%에 해당하는 15개국 이상이 찬성하고, 찬성한 국가들의 전체 인구가 EU 전체 인구의 65% 이상일 경우 표결 결과가 인정된다. 이번 투표에서 헝가리가 반대,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는 기권했다. 독일은 기존 반대 입장에서 선회해 찬성표를 던졌다.

회의 결과 발표 후 요제프 스키엘라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은 “EU가 급등하는 에너지 가격으로부터 우리 시민들을 지켜낼 중요한 협의점을 찾는데 성공했다”면서 “우리는 다시한번 어느 누구도 에너지를 무기로 사용할 수 없도록 단결할 것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가스 가격상한제 시행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즉각 상한제를 푼다는 내용도 합의안에 포함됐다. 에너지 공급 안보나 재정 안정성, EU 내 가스 흐름상 위험성이 있거나 가스 수요 증가 위험이 식별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EU 내에서 가스 가격상한제를 시행할 경우 수출국들이 유럽으로 가스 공급을 꺼려 오히려 공급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일종의 ‘보험 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디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성명에서 “허용할 수 없다”며 “시장 가격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EU와 주요 7개국(G7), 호주가 도입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 대한 대응책을 예고한 바 있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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