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거금 들여 오피스텔로 전환 단지 등장

527호실 생숙→142호실 오피스텔로 전환

“공사 필요한 자금 위해 금융사에 투자 권유도”

푸른 바다 서핑 전경에 혹했는데…고금리에 애물단지된 생활형숙박시설 [부동산360]
생활형 숙박시설이 곳곳에 들어선 부산 해운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지난해 생활형숙박시설(생숙)을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법령을 완화한 가운데, 거액의 자금을 투입해면서 까지 오피스텔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부동산 매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며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인 생숙이 수요자들로 부터 외면을 받는데 그 원인이 있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 중동 한 생숙은(구 해운대튤립호텔)은 최근 300억원을 들여 오피스텔 리모델링 공사를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관리관청으로부터 지난 5월 대수선 및 용도변경 허가도 받아 놓은 상태다.

생활형숙박시설 527호실 및 근린생활시설 9개 호실을 오피스텔 142호실 및 근린생활시설 9호실로 리모델링하기로 한 것이다. 공사 기간만 12개월에 내년 말 준공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규정 등을 검토해 오피스텔로 전환하려는 단지들이 여럿 있다”며 “공사에 필요한 거액의 자금을 동원하기 위해 여러 금융사들에 지분 참여 또는 투자를 권유한다”고 했다.

생숙은 분양받은 사람의 선택에 따라 전월세 임대 계약을 맺어 임대 수익을 내거나 호텔 콘도처럼 숙박시설로 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정부는 지난해 생숙을 주거용으로 불법 사용할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단속에 나선다고 예고했다. 다만 내년 10월 14일까지 2년간 용도변경을 신청할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도록 하면서 퇴로를 열어뒀다. 주택 공급을 늘리려는 목적도 있었다. 건축법상 오피스텔에 적용되는 여러 규제도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이에 부산 해운대구를 비롯해 생숙이 밀집한 지역들에서는 용도변경 공사가 한창이다.

전문가들은 상승장에는 주택이 아닌 이유로 규제 사각지대에서 주목을 받았던 생숙이 하락장에는 주택이 아니어서 받게 되는 불이익이 크다고 지적한다.

실제 강서구에 있는 한 생숙은 최근 마이너스피(분양가보다 저렴한 가격)로 시장에 나왔다. 지난해 8월 분양당시 평균 65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했고,. 876가구 모집에 무려 57만5950명이 신청한 것과 비교하면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들도 오피스텔 변경이 한시적으로 가능한 내년 10월까지 인허가 신청이 꾸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부동산 시장의 ‘메인’인 아파트가 어려운 와중 대체제 성격인 생숙은 변동성이 더 클 수 있다”며 “가격이 위축될 여지가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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