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수원·부산에 우선 설립

‘신설안’ 법사위 1소위 통과

광주는 내후년에 신설 고려

정치권 ‘본회의 통과 순탄’ 예상

서울회생법원 설립이후 6년만

금리 인상으로 불경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르면 내년 3월 수원과 부산에 기업과 개인회생·파산 등 도산 사건을 전담하는 회생법원이 신설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5일 법안심사제1소위를 열고 수원과 부산에 회생법원을 설립하는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오는 8일 또는 9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되면 내년 3월 출범을 목표로 한다.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 기동민 의원은 “내년에 광주에도 신설하자는 의견이 많았으나, 파산전담 인력을 늘려 시범 적용을 한 뒤 1년간 시뮬레이션을 거친 후 논의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당초 회생법원 신설 전망은 밝지 않았으나, 고환율·고금리·고물가 경제 위기에 직면하자 여야가 법안을 내놓으면서 급물살을 탔다. 정치권에선 본회의서도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수원은 전국에서 서울회생법원 다음으로 도산사건 접수가 많고, 부산은 광역자치단체 중 사업체와 인구가 가장 많은 점이 고려됐다. 법원행정처는 별도 청사를 보유한 서울회생법원과 달리 기존 법원 공간과 인력을 활용해 준비할 계획이다.

현재 도산 사건을 전문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법원은 2017년 설립된 서울회생법원이 유일하다. 지역은 각급 법원의 회생·파산 담당 재판부를 통해 사건을 처리해왔다. 그러나 지역별 도산 사건 처리 격차가 커 법원 내부에서는 추가 설립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대법원은 당초 전국 5개 고등법원(수원·부산·광주·대전·대구)에 내년 3월 1일 동시 출범 필요성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원식,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법안에는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실제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회생법원은 법인 회생 계획 인가 후 종결까지 평균 4.37개월이었으나 전국 지방법원은 15.4개월로 3.5배가량 차이가 났다. 개인파산의 경우 서울회생법이 2.62개월, 전국 지방법원은 평균 5.7개월이 걸렸다. 개인회생 개시부터 법원의 변제계획 인가까지 서울회생법원은 85.5일, 전국 지방법원은 평균 123.5일이 소요됐다. 회생법원 관계자는 “지역별 편차를 극복하고 ‘도산사건 균질화’에 한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말연초가 되면 경제 위기 여파로 한계기업의 도산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아직까진 실제 사건이 급증하진 않았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1~10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사건 수는 78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42건)보다 5.8% 소폭 증가했으나 2020년(881건)보다 적은 수치다. 개인파산사건도 올해 1~10월간 3만7877건으로 전년(3만8733건)보다 증가하진 않았다.

그러나 본격 위기는 내년부터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한 대형로펌 회생전문 변호사는 “빅스텝 여파로 금리가 올라가고 난 뒤부터 상담건수가 궤를 같이하고 있다”면서 “그간 정책 자금을 풀고 시장에서도 유동성이 풍부해 어떻게든 버텨왔었지만 실상은 좀비기업들이 많았다. 내년 초부터는 실제 사건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형로펌 변호사는 “내년도 이후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의 경우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아직까지 채무자들의 신용등급 변화가 없으나 내년 5월 변동이 되는 무렵부터는 도산사건도 상당히 늘 수 있다”며 “회생법원 신설을 통해 그간 파산·회생을 법원별로 해석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어느정도 예측 가능성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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