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두 달 오영주 주베트남 대사

韓기업 9000여곳·공공기관 30곳 현지 진출

누적 투자 1위...53개大에 한국어과 개설돼

미래 관계 설정 중요한 시기, 큰 책임감 느껴

작년 수출액 567억弗...세계 3번째 수출시장

미들파워 베트남, 국제사회서도 특수 역할

韓 경제·문화 영향력 넓혀줄 좋은 파트너

오영주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오영주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베트남은 우리 외교의 핫스폿이다. 30년 전 베트남에 주한 대사관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외교관과 주재관 2명 뿐이었지만 이제는 13개 부처에서 모두 나와 있고, 콘텐츠진흥원 등 현지에 진출한 공공기관만 30개가 넘을 정도다.”

오영주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오 대사는 한-베트남이 수교 30주년을 맞이한 올해 10월 주베트남 대사로 취임했다. 오 대사는 “베트남은 한국과 정치, 경제, 사회체제가 다름에도 지난 30년간 외교사에 있어 성공적인 관계를 맺어온 나라”라며 “미래 관계를 설계하는 중요한 시기에 임명돼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오 대사는 하노이 한국국제학교 방문을 시작으로 약 2개월간 30개가 넘는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 현황을 살뜰히 살폈다. 박닌성 소재 LS산전 공장 및 닌빈 현대차 베트남 2공장 준공식에 참석했고, GS건설의 냐베 신도시 건설현장 등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오 대사는 “대사관의 두 가지 큰 역할은 양국 관계 증진과 현지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교포, 동포, 기업의 권익을 증진하는 것”이라며 “그러면서 베트남 대사관의 경우 한 가지 더 독특한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후방 지원하는 것. 오 대사가 국내 기업들의 현지 공장 준공식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힘을 보태는 이유다.

오 대사는 “민간 기업들의 투자, 무역이 이뤄지는 과정에 있어 베트남은 한국 정부의 역할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며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 법령 내에서 투자에 나서고, 이후 어려움이 생기면 지원해줄 수 있는 대사관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는 남다르다. 1992년 수교 당시 양국 간 교역 규모는 5억달러(약 665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807억달러로 성장했다.

한국 기업 9000여 개가 베트남에 진출했으며, 베트남 누적 투자 1위 국가도 한국이다. 한국의 입장에서도 베트남은 세계 3번째 수출 시장이다. 지난해 베트남 수출액은 567억달러로 중국(1369억달러)과 미국(959억달러)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오 대사는 “한-베트남 관계의 현주소는 데이터에서 나타난다”며 “전 세계에서 인가받은 한국국제학교 중 가장 큰 학교 역시 하노이한국국제학교”라고 말했다. 경제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교육 등 인적교류 역시 활발해졌고, 양국 관계도보다 긴밀해졌다는 것이 오 대사의 판단이다. 베트남 사람들 역시 한국에 관심이 많다. 현지 53개 대학에 한국어학과가 있을 정도다.

그는 “베트남은 미들파워 국가로서 국제 사회에서 갖는 특수한 역할과 힘이 생기고 있다”며 “아세안과 아태 지역에서 한국이 정치, 경제, 문화적 영향력을 넓혀가는 데 있어 베트남 보다 좋은 파트너는 없다”고 말했다.

오 대사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에게 신임장을 제정할 당시에도 양국 간 관계가 상당히 긴밀하게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다른 국가 대사들도 있었지만 푹 주석이 가장 긴 시간을 할애해 오 대사와 대화를 나눴다는 후문이다. 오 대사는 “의례적인 인사가 아닌 양자 회담을 한다고 느꼈다”고 귀띔했다. 오 대사는 베트남 경제의 정체성 역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제조업 위주의 성장을 꾀했다면, 최근 들어서는 정보기술(IT) 등 투자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 대사는 “신발, 의류업 중심에서 삼성, LG 등이 들어오며 첨단 산업이 활발해졌고, 이제는 자동차 합작을 넘어 IT 기업들도 진출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 2공장 역시 굉장히 자동화가 많이 됐고, 전기차 생산 등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도 엿보인다”며 “베트남 정부 역시 그러한 투자를 선호하고, 하이테크 기업들에 더 많은 인센티브를 준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외국 기업들과의 합작을 통해 고부가가치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2045년 고소득국가에 진입하겠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세계은행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만3205달러 이상일 경우를 고소득국가로 정의한다.

오 대사는 한국과 베트남이 향후 동반성장 관계를 다져나가는 데 있어 대사관의 공공외교 역활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공공외교란 현지 국민과 소통을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 전통, 문화, 예술, 가치, 정책, 비전 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신뢰를 확보하는 외교 활동을 말한다. 그는 “양국 관계가 30년간 성장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서로 간 필요성도 있었지만 그 안에 국민 간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공공외교의 툴을 활용해 오해의 폭을 줄이고 이해의 폭은 더욱 넓히겠다”고 말했다.

가짜뉴스는 최근 오 대사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그는 “한국에서 베트남에 대한 나쁜 인식을 만들어주는 가짜뉴스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이를 베트남 국민들이 그대로 다시 접하게 돼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며 “공공외교를 통해 베트남에 한국을 잘 알리는 것이 중요한 만큼, 한국 내 베트남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노이=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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