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10년 뒤 LG의 미래 설계

지속가능한 성장 이끌 인재 발탁

신규 임원 92%가 70년 이후 출생

내년 5주년 맞는 'LG 구광모號' …'젊은 R&D', '여성 CEO'로 고객경영 박차 [비즈360]
(왼쪽부터) 차동석 신임 LG화학 사장, 류재철 신임 LG전자 사장,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사장[LG그룹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내년 취임 6년차를 맞아 그룹을 이끌 새 진용을 꾸렸다. 1970년대 이후 태생의 젊은 연구개발(R&D) 임원들을 주축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다양한 참모진을 영입했다.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오너일가를 제외하고 여성 최고경영자(CEO)을 2명 선임하며 미래 설계 항로를 새롭게 그려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LG그룹은 그룹의 5·10년 뒤 ‘미래 설계’에 방점을 두고,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올해 총 160명의 승진 인사가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 방향을 향후 고민하게 된다.

LG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내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이를 감안해 LG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고 미래 준비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인사를 선발했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진행한 사업보고회에서 “사업의 미래 모습과 목표를 명확히 해 미래 준비의 실행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며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미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필요한 인재 발굴, 육성 등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LG그룹은 연구개발, 고객경험, 생산, 구매, 공급망관리(SCM), 품질·안전환경 등 분야를 망라해 철저히 미래 경쟁력 관점에서 인원을 선발했다고 전했다. 특히 연구개발(SW 포함) 분야의 신규 임원이 31명을 차지한다. 신규 임원 114명 중 1970년 이후 출생이 92%를 차지할 정도로 임원진이 젊어지기도 했다. 최연소 임원은 1983년생인 LG전자 우정훈 수석전문위원 상무이다. 우 수석전문위원은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하며 데이터 플랫폼 구축, 스마트 가전, 씽큐)(ThinQ) 앱의 성능 향상 등에 기여해 발탁 승진됐다.

LG는 미래 준비 관점에서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며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주도할 수 있는 젊고 추진력 있는 인재들을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전체 승진자 가운데 70% 이상이 신규 임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각축전이 심화되는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확고히 유지하는 차원에서 승진자를 배출했다.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사업을 키우고 있는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에서도 승진자가 나왔다.

LG전자에서는 세계 1위 가전 사업이 더욱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최근 흑자를 내고 있는 전장(VS)사업이 더 높은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LG이노텍과 LG CNS 등에서는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 차세대 리더를 적극 발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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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의 임원 인사 현황[LG그룹 제공]

LG생활건강의 CEO는 이정애 신임 사장이 선임됐다. 2005년 LG생활건강 CEO로 취임한 이후 18년째 LG생활건강을 이끌었던 차석용 부회장은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성장 기록을 세웠다. 이 기간 매출은 9배, 영업이익은 22배 이상 성장했다. 화장품·생활용품·음료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국내 기반에서 중국, 미국 등으로 해외 시장을 확대했다.

LG그룹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사업 경험이 풍부한 CEO를 대부분 재신임했다.

LG그룹은 이번 연말 인사와는 별도로 올해도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19명의 외부 인재를 지속적으로 영입해 기존 조직에 새로운 시각을 접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영입한 외부 인재는 총 86명이다.

AI·빅데이터 분야의 한은정 LG전자 CTO AIX실장 상무와 LG에너지솔루션 프로세스AI담당 김영훈 상무는 미국 기업 아마존에서 영입된 인재다. 정윤호 LG CNS D&A사업부 수석전문위원 상무는 파인트리파트너스, 정기현 LG전자 플랫폼사업센터장 부사장은 메타(과거 페이스북) 출신이다. 조병하 LG전자 HE플랫폼사업담당 전무는 하만 인터내셔널에서 에코시스템 사업을 총괄한 바 있다. 노지혜 LG화학 생명과학 신사업기획담당 상무는 휴젤에서 영입됐다.

LG는 미래 준비를 위해 신기술 개발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R&D 분야 인재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연구개발(SW 포함) 분야에서 신규 임원은 31명이며, 이번 인사를 포함해 그룹 내 전체 임원 가운데 연구개발 분야 임원도 역대 최대 규모인 196명으로 늘어났다. LG는 우수한 기술 인력을 중용하며 연구개발 역량을 키워 첨단 기술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선행기술 개발과 개방형 혁신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LG전자는 CX(고객경험)센터, LG디스플레이는 중형CX그룹 및 대형 솔루션 CX그룹 등을 신설했다. 고객 최접점인 고객서비스(CS) 분야에서 미국, 멕시코, 인도 등 해외 현지 고객의 페인포인트(불편사항) 해결에 앞장서 온 LG전자 장태진 상무를 발탁했다. CS 분야 임원 수는 2018년 3명에서 이번 승진자를 포함해 총 8명으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LG는 고객가치 실천을 위한 사업 기본기인 품질과 안전환경의 중요성을 반영해,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인재 11명을 중용했다.

LG는 이번 인사를 통해 2명의 여성 CEO를 선임했다. 코카콜라음료 이정애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며 LG생활건강의 CEO를 맡았다. 박애리 지투알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CEO에 선임됐다. 특히 4대 그룹 상장사 중 오너 일가를 제외한 여성 전문경영인 CEO가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여성 임원은 구 회장이 취임했던 지난 2018년 29명에서 이번 인사를 통해 총 64명으로 늘어나며 2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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