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8일 서욱 구속적부심 인용

서욱·김홍희 기소 일정 조정 불가피

‘혐의 부인’ 박지원·서훈 수사에도 영향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기밀 정보 삭제 혐의로 구속된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8일 오후 서울구치소를 나오고 있다. 법원은 서 전 장관의 구속적부심 요청에 보증금 1억원 납입 등의 조건으로 석방했다. [연합]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기밀 정보 삭제 혐의로 구속된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8일 오후 서울구치소를 나오고 있다. 법원은 서 전 장관의 구속적부심 요청에 보증금 1억원 납입 등의 조건으로 석방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구속됐던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석방되면서, 검찰의 ‘윗선’ 수사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9일 검찰에 따르면 서해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1부(부장 이희동)는 지난 9월 1일부터 이날까지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 중이다. 검찰은 사건 당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등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진 월북’ 결론이 나오게 된 배경을 살피고 있다.

하지만 전날 서 전 장관이 구속적부심을 통해 풀려나면서 서해 피격 사건의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은 서 전 장관이나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등은 구속수사 했지만, 현재까지 ‘윗선’으로 지목되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나 서 전 실장 등은 조사하지 못했다. 통상 핵심 피의자의 구속 여부는 다른 피의자의 수사 협조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향후 수사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전 원장과 서 전 실장 등은 기자회견을 통해 혐의를 전면 부인하기도 했다.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 모두 현재 불구속 상태가 되면서, 이날로 예정됐던 구속 기한 내 기소하려던 검찰 일정도 변경되야 할 상황이다. 서 전 장관은 석방으로 기소 시점에 대한 제약이 사라졌고, 김 전 청장은 지난 6일 부친상으로 일시 석방되며 구속기한이 뒤로 밀렸다. 검찰은 뒤로 밀린 김 전 청장의 구속기한을 감안해 기소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5-2부(부장 원정숙)는 서 전 장관에 대한 구속적부심을 인용했다. 구속적부심은 구속된 피의자가 구속의 적법성과 필요성에 대해 다시 법원에 판단을 구하는 절차다. 서 전 장관은 보증금으로 1억원을 내야 하고, 석방이 되었어도 주거지를 벗어나거나 사건 관련자들과 접촉할 수 없다. 법원과 검찰의 출석 요구에도 반드시 따라야 한다.

서 전 장관은 2020년 9월 23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자진월북했다는 판단과 배치되는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MIMS·밈스) 내 군 첩보 관련 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국가정보원도 국방부와 같은 날 새벽 첩보 보고서 46건을 무단으로 삭제했는데, 박 전 원장도 이를 지시한 혐의로 국정원으로부터 고발된 상태다. 감사원은 국방부의 첩보 삭제와 ‘자진 월북’ 결론을 담은 종합분서 보고서 작성 등이 모두 국가안보실의 지시로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김 전 청장은 이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발표한 해경 수사의 총책임자로, 직권남용과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를 받는다. 감사원은 해경이 이씨의 사망 다음 날 ‘자진 월북 정황을 언론에 알리라’는 국가안보실의 대응지침을 전달받고,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상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것으로 파악했다.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