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개 여성·노동·시민단체 26일 기자회견
“무리한 작업 물량 강요에 SPL 평택공장서 참사”
“손끼임 사고에도 안전조치 안 하고 노동자 문책”
“SPL과 SPC 총수에게 중대재해법 엄중적용해야”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SPL 평택공장 노동자 사망사고 등 SPC그룹 계열사 공장에서 산업재해가 최근 잇따른 가운데 여성·노동·시민단체들이 “SPL은 물론 SPC그룹 총수에게 중대재해처벌법을 엄중 적용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등 81개 여성·노동시민단체는 26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SPC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 단체는 앞서 지난 15일 SPL 평택공장 20대 노동자 사망사고를 언급하며 “안전을 위한 방호장치가 있었지만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제거되었고, 2인 1조 수칙이 있었지만 사고가 발생한 순간 옆자리는 비어 있었다”며 “최소 2명이 함께 작업하며 서로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위험한 공정임에도 회사가 강요한 무리한 작업 물량으로 인해 안전 장치고 없이 혼자서 일하다 벌어진 참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3일 또 다시 SPC 계열사인 샤니 공장에서 노동자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참사가 있기 일주일 전에도 같은 공장에서 손끼임 사고가 있었지만 사측은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오히려 작업을 멈춘 것에 대해 노동자들을 문책했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단체들은 “이는 이번 산재사망 사건이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그동안 노동착취 위에서 극대화된 이윤을 위해 노동자의 안전을 의도적으로 방치한 기업의 살인행위임을 보여준다”고 부연했다.
SPC 산하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들은 “SPC는 2018년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를 불법파견한 것이 밝혀져 수백억원의 과태료를 피할 수 없게 되자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를 자회사로 직접 고용하고 임금차별을 해결하겠다는 사회적 합의로 법적 처분을 면제받았다”며 “SPC는 약속을 지키기는커녕 이의 이행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승진을 차별하고, 탈퇴를 종용하며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들은 정부 차원의 엄중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사고가 난 SPL 사업장은 사고 한 달 전인 올해 9월,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감독을 받았으나 이번 사고의 원인이었던 끼임사고 방호조치에 대한 지적은 없었으며, 올해 5월 산업안전공단으로부터 받은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의 연장심사에서 ‘적합’으로 2차 인증까지 됐다”며 “이제라도 정부는 철저한 수사와 더불어 SPL은 물론 SPC그룹 총수에게 중대재해처벌법을 엄중 적용해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k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