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전 총리 전격 불출마…수낵, 이르면 24일 全당원 투표 없이 당선 가능성
‘경제 전문가’ 이미지로 지지세 모아…트러스 감세 ‘동화 같은 얘기’ 비판 재평가
31일 예정된 예산안 발표 여부 결정 첫 과제…英 정부 향한 시장 불신 해소도 시급
野노동당 조기 총선 압박, 스코틀랜드·아일랜드 문제, 우크라發 안보·에너지 위기 해결해야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영국 역사상 최초의 ‘비(非)백인 총리’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영국 새 총리 선출을 위한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2강(强)’ 체제를 구축하고 있던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며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다. 이르면 24일(현지시간) 차기 영국 총리로 확정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수낵 전 장관에겐 리즈 트러스 총리 시절 초래된 극심한 경제 혼란상을 수습하면서 침체로 접어든 영국 경제를 살려낼 중책이 맡겨질 전망이다. 또, 리더십을 발휘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후 5번째 총리가 등장할 정도로 불안정한 국내 정치 상황을 안정시키고 대외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이르면 24일 無투표 당선 전망=23일 영국 BBC 방송,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제 관심은 수낵 전 장관이 어느 시점에 차기 영국 총리 당선을 확정 짓느냐 여부로 넘어가는 흐름이다.
이런 추세는 23일 존슨 전 총리가 성명을 통해 불출마 입장을 밝히며 굳어졌다. 그는 “지지 의원 102명을 확보했고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았다”면서도 “당이 통합되지 않으면 잘 통치할 수 없다.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보지만 지금은 적당한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불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영국 언론들은 존슨 총리의 불출마 소식을 일제히 타전하면서, ‘파티 스캔들’과 거짓 해명 등 각종 추문으로 불과 6주 전 쫓겨난 존슨 총리가 복귀할 경우 차기 총선 참패의 원흉이 될 것이란 당내 비판과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예상 밖으로 현역 의원들의 지지가 약했던 것도 재출마에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가장 먼저 출마 선언을 했지만 27명의 의원 지지를 얻는데 그치고 있는 페니 모돈트 보수당 원내대표가 존슨 전 총리 지지자를 규합해 경선을 전 당원 온라인 투표로 끌고 가려 노력 중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영국 정론지 더 타임스는 ‘수낵이 존슨의 경선 포기로 다우닝가 10번지 입성 준비 중(Sunak set for No 10 as Johnson quits race)’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르면 24일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의 후임자로 수낵 전 장관이 지명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 문제 해결이 최우선 과제=수낵 전 총리가 총리가 될 경우 영국 역사상 최초의 비(非)백인 총리가 된다. 또, 만 42세로 1812년 로버트 젠킨슨(만 42년 1일) 이후 210년 만에 최연소 총리라는 기록도 세울 전망이다.
수낵 전 장관이 차기 총리로 떠오른 이유는 바로 ‘경제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존슨 전 총리 밑에서 재무장관을 역임할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경제 위기에 잘 대응해 호평을 얻었다. 또, 최근 당 대표 경선 당시 트러스 총리가 내놓은 달콤한 감세를 통한 성장 정책에 대해 “동화 같은 얘기”라며 비판했던 문제들이 최근 현실에서 그대로 드러나며 ‘선(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대응, 후(後) 감세’란 수낵 전 장관의 주장이 재평가되기도 했다.
하지만 총리가 된다해도 수낵 전 장관의 앞엔 넘어야 할 험한 산들이 놓여 있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경제 문제다. 취임 직후 재정 전망 없이 50년 만에 최대 규모 감세안을 발표하며 금융시장을 대혼란에 몰아넣은 트러스 총리의 ‘헛발질’ 이후 손상된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부채 상환 능력을 재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재정 전망까지 들어 있는 예산안을 오는 31일 발표할지 여부에 대해 결정해야 한다.
제1 야당인 노동당과 격차가 크게 벌어진 보수당을 재건하는 것도 과제다. 야당의 조기 총선 실시 압박도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스코틀랜드 독립 움직임 ▷북아일랜드 협정 관련 유럽연합(EU)과 갈등 해소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안보·에너지 위기 등 대외적인 현안들도 산적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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