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70주년 창립기념사 직접 발표
“성공방식 허물어서라도 한화만의 혁신” 강조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지난 70년 남들이 가지 못하는 길, 가려 하지 않는 길을 앞장서서 걸어왔습니다. 그리고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더 큰 꿈과 더 높은 책임감으로 담대한 도전의 길을 다시금 걷고 있습니다.”
김승연(사진) 한화그룹 회장이 창립 70주년(10월 9일)을 맞아 ‘가장 한화다운 길’을 강조했다. 향후 한화가 개척할 길의 주요 키워드는 ‘경계’와 ‘혁신’이다. 지난 70년의 성장 동력을 뒤로 하고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 100년 이상의 기업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김 회장은 1952년생으로 올해 만 70세다. 평생을 그룹과 살아오며 회장 취임 이후 40년(지난해 기준)간 한화그룹의 자산과 매출을 각각 288배, 60배 키웠다. 그런 김 회장이 과거의 한화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미래를 향해 도전해야 한다고 먼저 나선 것이다. 최근 ‘속도’와 ‘변화’ 모두를 거침 없이 소화하고 있는 한화그룹이 향후 한층 역동적인 그룹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예고한 셈이다.
11일 오전 김승연 회장은 사내방송을 통해 창립기념사를 직접 발표했다. 김 회장은 “그동안 ‘신용과 의리’라는 한화 정신을 통해 시련을 극복하고 더 높이 도약할 수 있었다”며 “이제 100년 그 이상의 미래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지난 70년의 역사는 더 없이 소중한 자산이지만, 역설적으로 우리가 가는 길이 가장 한화답기 위해서는 어제의 한화를 경계하고 늘 새로워져야만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필요하다면 지금까지의 성공 방정식을 허물어서라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 지속가능한 한화만의 혁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화그룹이 일사불란하게 추진하는 사업 재편과 관련 김 회장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토탈 방산 기업, 그린에너지 메이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눈에 보이는 목표 그 이상의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혁신과 도전에 고객과 시장도 큰 기대를 가지고 우리를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이상으로 고객의 일상에 가장 밀접한 금융·서비스부터, 꿈과 미래를 앞당겨줄 화학·에너지, 항공우주까지 모든 사업영역에서 미래가 기대되는 한화를 만들자”고 독려했다.
김 회장은 그룹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도 “100년 한화를 향한 혁신의 길에 우수한 인재와 윤리·준법 경영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공정한 보상과 과감한 채용 및 발탁을 통해 함께 도전하고 꿈을 키우며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고, 한화라는 이름에 사회와 고객이 보내는 신뢰의 무게만큼 더 큰 책임감과 사명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심의 방위산업을 재편했다. 동시에 2조원 규모로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육·해·공 토탈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고, 글로벌 10대 방산기업을 향해 속도를 올리고 있다. ㈜한화는 100% 자회사인 한화건설을 흡수합병,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정밀기계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소재, 장비, 인프라 분야로 사업을 전문화하고 있기도 하다. 2020년 출범한 한화솔루션은 한국산업은행과 최대 5조원에 이르는 금융 협력을 맺고 태양광·수소 등 글로벌 그린에너지 시장 선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건설이 총사업비 14조원이 넘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에서 철수하고, 한화솔루션에서 갤러리아 부문 및 일부 첨단소재 사업을 분할하는 등 선택과 집중 강도도 높이고 있다.
일련의 굵직한 사업 재편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돼 향후 그룹이 연착륙시켜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순조로운 인수와 함께 조속한 흑자 전환이 뒤따라야 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방산 시장 경쟁을 극복해야 하고 태양광 부문의 지속가능한 수익성 확보도 필수다. 김동관 부회장 승진 이후 그룹 경영 승계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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