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플랫폼 경쟁력 통해 글로벌 존재감 ↑
자율주행 이어 로보틱스·AAM으로 지평 확대
글로벌 기술기업과의 합작·인수 마다치 않아
다양한 기술 혁신 시너지 확보 전략이 과제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모빌리티는 표현 그대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고 함께할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함께했을 때 인류는 비로소 더욱 위대한 일들을 해낼 수 있고, 이것이 현대차그룹이 계속 혁신하는 이유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로 취임 2년 째를 맞는다. 정 회장이 이끈 2년 동안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3위 자리에 오르는 등 자동차 업계의 리더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정 회장의 목표는 한걸음 더 나아가 모빌리티를 통해 인류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에 이르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329만9000여대의 차량을 판매해 일본 토요타 그룹과 독일 폭스바겐 그룹에 이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3위에 올랐다. 2010년 판매량 5위권에 진입한지 12년 만이다.
현대차그룹의 약진 뒤에는 전기차 시대의 도래를 꿰뚫어보고 미리 경쟁력을 확보한 정 회장의 ‘선견지명’이 있었다. 정 회장은 그룹 수석부회장이었던 지난 2019년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크로아티아 리막 오토모빌리에 8000만유로(약 1110억원)를 투자했다. 전기차 시대에 강조되는 전용 플랫폼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그 결과물로 탄생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 E-GMP는 초급속 충전이 가능한 400/800V 충전 아키텍처와 전기차를 일종의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사용할 수 있는 V2L 기능을 갖추게 됐다. E-GMP에 기반한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등은 미국과 유럽에서 올해의 차를 휩쓸며 호평을 받았고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 증대를 이끌었다. 그 결과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E-GMP의 성공에 자신감을 얻은 현대차그룹은 2030년 총 30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기차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25년에는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과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S’ 등의 신규 플랫폼 2종을 도입할 계획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 같은 업적을 평가해 정 회장을 세계 자동차 산업의 파괴적 혁신가 중 ‘올해의 선지자’로 선정했다.
정 회장의 시선은 이제 자동차 시장을 넘어 로보틱스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이동과 관련된 모든 분야로 향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고 로보택시 등 관련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앱티브(APTIV)와 합작해 미국에서 자율주행법인 모셔널을 설립했고 AAM 독립 법인 슈퍼널도 세워 영국에 세계 첫 버티포트를 세우며 관련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정 회장의 공격적인 투자는 로봇 개 스팟(SPOT)으로 유명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인수에서 정점을 이뤘다. 로보틱스 기술이 자율주행과 AAM 등 신성장 사업의 근간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정 회장은 CES2022에서 “로보틱스는 더는 머나먼 꿈이 아닌 현실이다. 현대차는 로보틱스를 통해 위대한 성취를 이루고자 한다”며 “로보틱스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메타모빌리티'로 확장할 것이며 이를 위해 한계 없는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테슬라 역시 휴머노이스 로봇 ‘옵티머스’를 공개하며 현대차그룹과의 치열한 기술 경쟁을 예고했다. 테슬라와의 기술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지난 8월 로봇 인공지능(AI) 연구소 설립을 위해 4억2400만달러(약 6069억원)을 출자해 로보틱스 첨단 기술 확보에 속도를 가하고 있다.
최신 기술 개발에 앞장서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또다른 전략이다. 지난 8월 인수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 스타트업 ‘포티투닷(42dot)’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기 위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제로원 펀드의 규모를 800억원에서 내년 2000억원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다만 다방면으로 전개되고 있는 신성장부문의 결과물을 하나로 모아 시너지를 내는 것은 향후 정의선 회장에게 주어진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와 AAM, 로보틱스를 하나로 잇는 것은 결국 통신과 커넥티드카 기술”이라며 “최근 KT와의 지분교환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한 것 역시 모빌리티 산업의 신경망 역할을 할 6G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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