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45주년 ‘리마스터 프로젝트’

산울림 명반들 고음질로 재탄생

“이제 와서 옛날 것을 다시 끄집어낸다고 무슨 의미가 있겠냐 싶어 별로 내키지 않는 작업이었어요. 막상 들어보니 ‘쥬라기공원’이 따로 있는게 아니더라고요. 그 때의 내 목소리가 공룡처럼 되살아날지 몰랐어요.”

올해로 데뷔 45주년을 맞아 산울림 명반들의 ‘리마스터 프로젝트’를 시작한 가수 김창완(사진)이 6일 오후 서울 망원동 벨로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김창완(보컬·기타), 김창훈(베이스), 김창익(드럼)의 삼형제 밴드는 1977년 가요계에 첫발을 디뎠고, 무수히 많은 명반을 남겼다. ‘아니 벌써’를 시작으로 2집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3집 ‘내 마음’ 등이 인기를 누렸고, 1997년 발매된 13집 ‘무지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을 산울림과 함께 했다. 10집 음반명과 동명의 타이틀곡 ‘너의 의미’는 아이유가 리메이크해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 1, 2집은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톱 10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재발매되는 앨범들은 김창완이 간직하고 있던 릴 테이프로 작업했다. 디지털 변환과 리마스터링 작업은 까다롭기로 이름난 미국 ‘그래미 어워즈’에서 2012년과 2016년 두 차례나 수상한 레코딩 엔지니어 황병준이 맡았다. 김창완은 “노래를 들으면서 그때의 떨림과 불안이 다 느껴졌다”고 말했다. 2008년 캐나다에서 사고로 떠난 막내 동생 김창익에 대한 그리움도 따라왔다.

“호박 화석 속 모기 DNA로 공룡을 되살린 것처럼” 산울림의 그 시절은 새로운 LP로 살아났다. 김창완은 “리마스터링된 음원을 처음 듣고 내가 요즘 부르는 노래는 너무 겉멋이 들어 순 가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의 목소리가 노래를 똑바로 부르라고 지금의 날 질책하더라”라고 했다.

“45년 전 내 목소리를 듣는다는 게 슬프기도 했어요. 그런데 사라지는 것은 사라지더라도 소중한 가치는 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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