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들 위주로 중저가 가격 많은 빌라 선호
연립주택 가격 2달 사이 2.3% 올라
아파트 1.1% 떨어진 것과 대조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계속되는 기준 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인식 탓에 얼어붙은 부동산 매수 심리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다소 저렴한 돈으로 접근이 가능한 빌라시장으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실수요자들이 그간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폭이 작았고 중저가 가격이 많은 빌라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시내 빌라 등 연립 ㎡당 가격은 지난 7월 550만원이던 것이 9월 562만 9000원까지 2.3% 올랐다. 같은 기간 아파트가 1561만 6000원에서 1543만 2000원으로 1.1% 떨어진 것과 비교해 그 상승세가 눈에 띈다.
주택을 가격순으로 나열해 가장 중간에 위치하는 가격을 의미하는 중위값도 비슷한 모양새를 보였다. 서울 시내 연립주택 중위값은 올해 1월 3억 381만원 집계된 것이 9월 3억 2324만원까지 오르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 7월 10억 9291만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두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결국 올해 1월 10억 8469만원으로 집계된 것이 9월에는 10억 8984만원으로 살짝 오른데 그친 것이다.
이처럼 연립 가격이 오름세를 띠는 데는 최근 부동산 전반으로 겪고 있는 거래절벽과도 무관하지 않다. 아파트 거래가 지난해 대비 절반일 정도로 크게 줄어든 것과 비교해 빌라의 거래 하락세는 그 정도가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655건에 달한 반면 올해 8월 아파트는 2739건 거래된 것에 그쳤다. 반면 다세대 주택과 연립주택은 각각 지난해 8월 5693건, 532건 거래된 것이 올해 8월에는 3225건, 357건 으로 줄었다. 아파트 거래가 41% 수준으로 주는 동안 다세대 주택과 빌라 등의 거래는 56% 수준으로 주는 데 그친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이상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시장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구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고금리는 물론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최근 상황에서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도 몸을 사릴수 밖에 없다”며 “아파트가 최근 떨어졌다 해도 아직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당분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