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면소 판결’ 원심 확정
상대 조직원을 납치·폭행한 혐의로 재판이 열리자, 15년 넘게 도주한 조직폭력배가 결국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을 피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면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시효의 기간을 연장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이 피의자 또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조치인 점 등을 고려해,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전에 이미 저지른 범죄에 대하여는 개정 전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고자 함에 그 취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기소 후 판결 확정 없이 25년이 지나면 공소시효가 끝난 것으로 규정한다. 2007년 법이 개정되기 전 시효 기간은 15년으로, 재판부는 개정 전 범죄에 대해선 이전 법이 규정하는 시효기간 15년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1999년 폭력조직을 구성하고 활동하던 중, 자신의 조직원을 때린 상대 조직원 중 한 명을 납치해 공터에서 수차례 폭행하여 상해를 입힌 혐의로 2000년 기소됐다. A씨에 대한 1심은 2002년 5월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A씨의 도주로 열리지 못했다. 이후 A씨는 15년이 넘게 도주를 이어갔고, 법원은 ‘면소 판결이 명백한 경우 피고인 출석 없이 공판을 진행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 조항을 근거로 2019년 A씨 없이 재판을 열었다.
1심은 A씨에 대한 공소제기 후 15년이 지나,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면소 판결했다. 면소란, 사면이나 공소시효 완성 등을 이유로 법원이 심리 등을 거치지 않고 소송을 끝내는 것을 뜻한다. 이에 검찰은 “‘재판시효’와 ‘공소시효’는 구별돼야 하고, 해당 부칙은 재판시효에 적용될 수 없다”며 항소했다. 박상현 기자
pooh@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