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 ‘매수자 우위’ 분위기 굳어져

아파트값·실거래가격 지수 ‘뚝’…역대급 하락세

거래실종기에 가격 낮춘 급급매만 간신히 소화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수자 우위’ 분위기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집 사겠다’는 사람이 자취를 감추면서 매매수급지수도 19주 연속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 아파트값은 9년 9개월 만에, 아파트 실거래가격 지수는 12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리는 등 역대급 하락 기록이 속출하고 있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0.2를 기록해 19주 연속 하락했다. 단순 수치로만 보면 2019년 6월 24일(78.7) 이후 약 3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집 산다’는 사람 어디에…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19주째 하락 [부동산360]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은 지난해 11월 15일 조사(99.6)에서 기준선 아래로 내려온 뒤 44주 연속으로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은 ‘매수 우위’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잇단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등으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거래절벽 현상과 집값 하락세만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 주 0.16% 내려 16주 연속 하락했다. 주간 변동률로는 2012년 12월 10일(-0.17%) 조사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부동산원이 전날 공개한 7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지수는 전월보다 3.14% 하락, 2008년 12월(-5.84%)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금까지 신고된 거래가로 추정한 8월 실거래가격 잠정 지수도 전월 대비 1.50%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매수세 위축으로 사실상 ‘거래 실종기’에 들어선 가운데 가격을 크게 내린 ‘급급매’만 간신히 소화되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04건으로 2006년 조사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고, 아직 신고기한이 남은 8월도 현재까지 신고 건수가 506건에 그치고 있다.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를 주요 권역별로 보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포함된 동북권은 지난주 74.1에서 금주 73.8로, 마포·은평·서대문구 등의 서북권은 74.9에서 74.5로 각각 떨어졌다. 양천·영등포·강서구 등이 있는 서남권은 86.6에서 86.2로, 강남4구인 동남권은 87.4에서 85.9로 하락했다.

수도권은 전주와 동일한 83.1을 기록하고, 지방이 89.7로 90선 아래로 내려오면서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86.7)보다 0.2포인트 떨어진 86.5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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