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 14대 그룹 분석

탄소중립·기후변화 등 환경요소(E)

노사관계·안전관리 등 사회요소(S)

삼성, 온실가스 적은 반도체·가전사업 영위

RE100 등 친환경 경영전략으로 박차

삼성, 돈 버는 거 말고 ‘이것’도 일등이라는데… [비즈360]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국내 주요 그룹을 대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 E·S를 평가한 결과, 삼성이 가장 양호한 성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환경과 사회 부문 모두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조만간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가입을 포함한 친환경 경영전략 발표를 앞두고 있어 삼성 그룹의 환경 부문 평가는 더 개선될 전망이다.

14일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2022년 그룹 분석’ 자료를 통해 국내 14대 그룹을 대상으로 환경·사회 요소 노출도(사업별 매출 비중으로 가중 평균)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삼성은 두 부문에서 각각 1.0, 1.1을 기록하면서 비교 기업 중 최저 수준으로 조사됐다.

▶온실가스 적은 반도체·가전 영위 영향=한신평은 환경 요소(E)를 탄소중립, 기후변화, 자연재해, 수자원관리, 폐기물관리로 리스크 유형을 분류한 뒤 유형별 산업 단위 노출도를 그룹의 사업별 매출 비중으로 가중 평균해 산출했다. 노출도를 ▷중간 이하(1.0) ▷중간(1.0 초과~1.5 미만) ▷중간 이상(1.5 이상)으로 구분했고 이 점수가 낮을수록 위험도가 적다는 뜻이다.

한신평은 “삼성그룹은 유독성 화학물질을 취급하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지 않은 반도체·가전 등 제조업을 영위함에 따라 환경 요소 노출도가 ‘중간 이하’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주로 서비스업을 영위해 탄소배출도가 낮은 신세계와 CJ도 1.0을 나타냈다. ‘중간’ 수준의 노출도를 기록한 그룹은 SK, LG, 롯데, LS, 두산, 효성 등 여섯 곳이다. 이 기업들은 탄소 발생이 많은 정유·화학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이 비중이 30~40% 수준이라 노출도 상승이 제한됐다.

삼성, 돈 버는 거 말고 ‘이것’도 일등이라는데… [비즈360]

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 내에서 정유·화학 부문의 기여도가 높거나 철강·자동차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곳들은 ‘중간 이상’의 노출도를 나타냈다. 포스코(2.1)는 14개 그룹 중 최고 노출도를 보였고, 현대차(1.9)는 그다음으로 높았다. 한신평은 “철강산업은 제조산업 중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업종으로, 탄소배출 규제 강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 및 부품산업은 내연기관차 단계적 판매 금지 등 국가별 저탄소 전환정책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GS(1.6)·한화(1.5)·현대중공업(1.5) 등 3개 그룹도 모두 중간 이상에 포함됐다. 이 그룹들은 모두 정유·화학 부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인데 운송용 석유 수요 감소 및 탄소 배출비용 부담, 폐기물관리 비용 부담 등이 노출도를 높였다. 한신평은 “향후 실질적인 기술개발 수준과 신규 설비 확보 과정에서의 투자자금 규모, 사업역량 및 수익성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 등에 따라 탄소중립 및 에너지 전환에 대한 그룹별 대응능력은 차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사관계 등 사회 리스크 현대차 등 최고=한신평은 사회 요소(S)의 경우 수요처 관리, 노사관계, 안전관리, 협력사관리, 사회변화대응으로 유형을 분류해 노출도를 조사했다. LG·두산이 1.1을 기록하며, 삼성과 함께 최저점을 기록했다. 삼성은 사회 노출도가 높은 사업 비중이 7%에 그치고 있다. LG와 두산도 이 비중이 각각 14%, 10%다. LS(1.3)와 SK(1.4)도 ‘중간’ 노출도에 포함됐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그룹은 모두 ‘중간 이상’의 노출도를 보였다. 이 중 현대차·GS·한화·CJ가 1.9로, 가장 높았다.

한신평은 “개별 소비자를 주요 고객으로 하며 소비패턴 변화 등에 민감한 B2C(기업·소비자 거래) 위주의 산업인 자동차, 유통, 의류, 음식료 등의 산업과 옥외 작업이나 대규모 장비·인원이 투입되는 건설 및 조선사업, 생산 과정에서 위험하고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는 철강 및 정유·화학사업의 사회 요소 노출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올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안전관리에 대한 관심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 화학, 조선, 철강 등의 산업은 안전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해당 그룹의 대응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全그룹 실적개선…한화·롯데 단기업황 ‘구름’=한신평이 14개 그룹의 지난해 영업실적을 조사한 결과, 모두 2020년 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철강, 정유, 자동차, 석유화학, 반도체·전자 부문의 비중이 큰 그룹의 실적이 크게 반등했다. 롯데, 신세계, 현대중공업그룹은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는 회복되지 못했다.

또 한신평은 그룹의 단기 업황 및 실적을 전망했는데 한화와 롯데가 다른 그룹에 비해 다소 비우호적 환경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관측에는 두 그룹의 석유화학 비중(한화 53%, 롯데 32%)이 크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현재 석유화학산업은 고유가 기조 지속,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수급 부담 심화 등으로 업황 전망이 밝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 돈 버는 거 말고 ‘이것’도 일등이라는데… [비즈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