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역대급 똥단가’에 배달 못 해먹겠다.”
‘명절연휴 배달 특수’도 이제는 옛말이다. 배달대행 애플리케이션(앱)업체들의 라이더(배달기사)들을 위한 ‘연휴 프로모션’을 잇달아 제공했음에도 명절 수익이 ‘지난해만 못하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비단 연휴만의 얘기가 아니다. 최근 들어 물가상승, 모임 증가 등으로 배달 주문이 줄어드는 등 업계 ‘불황’이 계속되자 배달라이더들이 줄지어 업계를 떠나는 상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기간 배달라이더들이 모인 대형 포털카페 수익인증 게시판에 ‘곡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라이더는 “13시간30분 일하고 53건 해서 번 돈이 23만원 남짓”이라고 인증했고, 또 다른 라이더는 “하루에 24건 배달하고도 8만8000원 벌었다”며 ‘역대급 똥단가’라는 하소연을 늘어놨다.
앞서 배달대행 앱업체들은 추석 연휴기간 일하는 라이더들을 위해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배달의민족은 주문 배달을 목표 건수만큼 달성한 라이더 및 배민커넥터에게 추가 배달비를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요기요는 연휴 동안 당일 배송 완료 건수가 15건 이상이고 당일 수락률이 90% 이상이면 건당 1000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그럼에도 배달기사 사이에서는 ‘11시간 동안 30만원 벌어도 많이 번 것’이라는 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6~7시간만 일해도 평균 20만~30만원가량을 벌던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 턱없이 힘들었다는 것이다.
배달업계에서는 업황 자체가 가라앉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물가 및 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지갑을 닫은 소비자들이 속출한 탓이다. 실제로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6월 배달앱 3사(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결제 추정액은 1조8700억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덩달아 코로나19 팬데믹이 절정에 달하던 시기 월 300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원 이상 벌 정도로 수입이 좋았던 배달기사들도 지금은 월 300만원은커녕 200만원도 벌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배달기사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대표적인 배달기사 애플리케이션 배민커넥트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올해 3월 이후 줄곧 내리막이다. 지난 7월에는 20만7784명으로, 지난해 6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