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 3기서 쇳물 생산…제강 공정도 일부 정상화

연인원 3만명 투입에도 압연 등 후공정 배수 지연

전자 부품 교체…STS 등 제품 정상화 더 길어질듯

포항제철소 다시 가동했지만…제품 정상화 ‘산 넘어 산’, 왜? [비즈360]
최정우(앞줄 오른쪽 두번째) 포스코그룹 회장이 12일 포항제철소를 방문해 배수와 진흙제거 등 복구작업이 한창인 전기강판공장을 점검하고 있다.[포스코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포스코가 추석 연휴 기간 연인원 3만여 명을 투입해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본 포항제철소 고로를 재가동하고 반제품 생산을 재개했다. 하지만 열연과 스테인레스(STS) 등 주요 완제품 생산 공장의 재가동은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침수된 전자 부품 수급과 설비 재정비 기간까지 고려하면 완전 정상화에는 수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3일 포스코는 지난 10일 3고로를 재가동하는 데 이어 12일에는 2고로와 4고로를 다시 가동하며 전 고로가 정상화됐다. 제강공장은 전로 총 7기 중 4기와 연주 총 8기 중 4기를 이날 재가동했다.

이는 추석 연휴 동안 하루 평균 8000여 명, 연휴 기간 누적 3만명의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 공무원 등을 투입해 포항제철소 재가동에 총력을 다한 결과다. 200여 명의 포스코센터 임직원과 하루 평균 300여 명의 광양제철소 직영 정비 및 협력사 직원도 힘을 보탰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도 12일 현장을 찾아 복구 작업에 투입된 현장 직원을 격려하고 직접 복구 활동에 참여했다.

현재 포항제철소는 이들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을 처리하기 위한 제강 및 연주 설비 복구에 매진하고 있다. 제강 과정은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고객의 요구에 맞게 성분을 조정하는 작업을 말한다. 제강 과정을 거친 쇳물은 연주 과정을 통해 고체 형태의 철강 반제품으로 생산된다.

반면 슬라브 등 반제품을 열과 압력을 가해 가공하는 압연 등 후공정 라인은 복구 및 재가동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고로 및 제강 공정보다 침수 피해가 훨씬 심각하기 때문이다. 우선 가동이 필요한 1열연공장과 3후판공장은 배수가 완료되어 생산 인원 투입을 시작했다.

포항제철소 다시 가동했지만…제품 정상화 ‘산 넘어 산’, 왜? [비즈360]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10일 3고로 가동을 재개한데 이어 12일에는 4고로와 2고로를 순차적으로 정상 가동했다. 사진은 2연주 공장에서 철강 반제품인 슬라브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 [포스코그룹 제공]

냉천 범람의 가장 큰 피해를 본 압연 라인의 경우 대부분 지하 시설물이 침수돼 배수 및 진흙 제거 작업 진행률이 아직 80%에 머무르고 있다. 포스코 측은 압연 라인 지하 시설물 복구를 마무리해야 정확한 피해 규모를 추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스위치 센서와 위치 등을 제어하는 논리연산제어장치(PLC) 시스템이 침수된 데다 인쇄회로기판(PCB) 등이 부식돼 교체가 불가피하다. 지멘스 등 생산업체로부터 부품을 수급하는데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광양제철소에서 예비품을 가져온다고 해도 설비 설정과 에러 수정에도 적잖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대거 불량이 발생하는 등 품질 관리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포스코는 열연, 냉연 등 주요 판재류는 반제품을 광양제철소로 옮겨 가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고객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광양제철소는 최대 생산체제로 전환하고 비상출하대응반을 이날부터 가동한다.

그러나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되는 스테인리스스틸(STS), 전기강판, 전기아연도금강판, 선재 등은 복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생산할 수 없다. 이미 STS 생산이 중단되면서 원재료 중 하나인 페로니켈을 생산하는 자회사 SNNC도 설비 가동률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복구 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며 “규정된 절차에 철저히 입각해 복구작업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포스코 “협력사 침수피해 집계조차 안돼”…포항제철소 근간 흔들리나 [비즈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