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 LNG선 선별 수주
‘카타르 프로젝트’ 물량 확보
8월 누계 선박 발주량
LNG선만 전년 대비 3배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국내 조선사들이 ‘카타르 프로젝트’를 필두로 전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를 쓸어담고 있다. 중국이 한국을 제치고 넉달 만에 글로벌 월별 선박 수주 1위를 차지하고, 누적 수주량도 앞섰지만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LNG운반선은 아직 국내 조선사가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최근 수주한 LNG운반선 11척은 카타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6일 아프리카 지역의 선주와 2조368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7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날 버뮤다 지역의 선사로부터 1조1651억원 규모 LNG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카타르는 일종의 화주인 셈이라 선박 발주마다 선주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으나 건조 이후에는 카타르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카타르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에서 생산량을 확대하면서 약 23조원 규모로 LNG운반선을 대량 발주하는 사업이다. 카타르는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3사와 지난해 정식 발주 계약을 맺기 전에 미리 선박 건조 공간을 확보하는 슬롯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후 LNG운반선 신조가격과 원재료인 후판 가격이 급등하면서 한때 ‘저가 수주’ 우려가 나오기도 했으나 지난 6월을 시작으로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총 135~150척 가량 수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마다 20~30척씩 향후 5년에 걸쳐 선박 발주가 진행될 전망이다. 이번 수주를 포함해 대우조선해양은 11척을 수주하고 올해 8척 가량 추가 수주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달 3조9000억원 규모로 LNG운반선 14척을 수주하면서 단일 선박 건조 계약 중에서는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번에 수주까지 더하면 올해 카타르 프로젝트로부터 수주한 LNG운반선은 18척이다. 한국조선해양도 총 17척을 확보했다.
다시 호황을 맞았던 조선업계의 발주세는 잠시 주춤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8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188만CGT(표준환산 t 수)으로 전월(210만CGT) 대비 약 14% 줄어들었다. 1~8월 누계 발주량도 2786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LNG운반선을 제외한 선종은 발주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선종별 올해 누계 발주량을 보면 대형LNG운반선(14만㎥ 이상)은 지난해 330만CGT에서 올해 956만CGT로 190% 증가했다. 반면 컨테이너선(1만2000TEU급 이상)은 53%, 초대형 유조선(VLCC)은 93%, 벌크선은 75% 가량 전년 같은 기간보다 발주량이 줄어들었다.
국내 조선사들은 넉넉한 일감과 높은 기술력을 무기 삼아 LNG운반선 위주 선별 수주하고 있다. 지난달 발주된 LNG운반선 8척을 모두 국내 조선사가 수주하기도 했다. 정동익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조선사들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8월 누적 기준 34.6%에서 올해 43.1%로 상승했다”며 “이는 LNG선 대량수주에 기인했다. 한국 조선사들은 지난달까지 발주된 17만4000 m³이상 대형LNG선 107척 중 85척을 수주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