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유럽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서 노동시장 개혁 방향 소개

佛 12주, 英 17주, 獨 24주...韓 '주 단위' 규제보다 긴 시간 기준

일각에선 “이정식 고용장관 근로시간 유연화 명분쌓기 행보” 비판도

이정식 고용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주52시간제 개편에 나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유럽 기업인들을 만나 이들이 실시하고 있는 근로시간 제도를 참고해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7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주한유럽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유럽 주요국가들이 노사합의로 근로시간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을 참고해 우리의 근로시간 제도도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방식으로 바꿔나갈 수 있도록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이 실시 중인 근로시간 제도를 소개했다. 유럽 주요국들은 대부분 우리나라처럼 총량 단위로 근로시간을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같은 ‘주 단위’ 규제 방식 대신 프랑스 12주, 영국 17주, 독일 24주 등 더 긴 기간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프랑스는 연속 12주를 기준으로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44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독일도 최대 24주를 기준으로 하루 평균 근로시간이 8시간 이내이되 하루에 2시간 이상 초과해 일할 수 없게끔 규정하고 있다. 영국은 주 48시간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산정기준을 17주로 해 17주 단위로 주당 노동시간 평균이 48시간 미만이어야 한다.

이 장관은 “외투기업은 국내 일자리 창출 등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중요한 경제주체인 만큼 외투기업과의 지속적인 소통·협력을 통해 노사관계 안정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겠다”며 “청년고용을 위한 정부의 민관협력 정책에 외투기업도 적극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 장관이 윤석열 정부의 ‘근로시간 유연화’를 위한 명분쌓기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용부는 앞서 지난달 31일 이례적으로 ‘특별연장근로’ 인가 건수가 올 들어 7월까지 5793건으로 전년 동기(3270건) 대비 77.2% 급증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