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일본 기업에 대한 위자료 청구를 인정한 전시 강제동원 피해보상 판결 이후 경색된 한일관계는 풀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일본의 국제변호사로 활동하다 교수로 전직한 도츠가 에츠로는 이 대법원 판결을 꼼꼼하게 분석, 아베 정권이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위기를 조장했다는 주장을 편다. 그는 민간인과 민간기업 사이의 분쟁 판결로, 화해의 좋은 기회였는데 아베 정권이 ‘논점바꾸기’(‘아베의 매직’)로 본질을 은폐, 혐한을 부추겼다고 말한다.

‘한일관계 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지식산업사)는 도츠가 에츠로가 짚은 2019년 펴낸 ‘징용공 문제'란 무엇인가?-한국 대법원 판결이 묻고 있는 것’을 번역했다.

저자는 이 판결의 핵심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불법이며 식민지에 책임의 이행을 요구하고 있는데 반해 일본 정부는 1905년 한일 보호조약이 합법적으로 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불법행위로서 배상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오고 있다. 따라서 한일관계의 근본적 문제는 역사인식의 차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식민 지배가 법적으로 무효임은 여러 연구를 통해 명백한 사실로 밝혀진 바 있다.

저자는 1992년 런던대 객원연구원 당시, 대학도서관에서 유엔 국제법위원회(ILC)가 1963년 총회에 제출한 ‘1905년 한국보호조약은 절대적 무효’라는 보고서를 발견한다. 당시 조약문은 초안이었고, 고종 황제의 서명이나 비준도 존재하지 않는 조약이었다는 것이다. 그가 이 불편한 진실, 한일보호조약의 불법성을 일본 사회에 알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는 이번 대법원 판결을 비롯, 1953년 한일교섭,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등을 살피며 식민지 지배 책임이란 무엇인지 설명해나간다. 즉 일제의 불법행위, 불법적인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은 남아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불편한 진실에 응답하는 책임만이 미래로 이어지는 유일한 길임을 강조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한일관계 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도츠카 에츠로 지음, 김창록 옮김/지식산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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