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1.정치와 경제는 밀접한 공생관계다. 정치가 불안정하면 경제도 휘청거린다. 포퓰리즘으로 파탄 난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정치와 경제는 불가분 관계다.김동연 경기지사 취임후 20일이 지났지만 경기도의회와 파열음이 심하게 들린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의회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78 대 78로 자로 잰듯한 전무후무한 동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전·후반기 모두 선거를 통해 의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운다. 민주당은 양당이 돌아가면서 맡자고 맞서고 있다. 의장 선거는 득표수가 같을 경우 연장자가 당선되기에 국민의힘 후보가 유리해보인다. 여기에 상임위원장 배정과 김동연 지사 정책협치 제안에 따른 산하기관장 인사 추천권까지 맞물리면서 협상자체가 표류중이다.
#2.김동연 리더십 부재=여야 동수는 김동연 경기지사에게 칼날 같은 정치인생을 경험케한다. 동시에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리더십의 능력 시험대다. 그에겐 의회정치 경험이 없다. 19일 실시된 긴급이라는 용어를 쓴 기자회견은 경제부지사 설치에 관련된 내용이 골자였다. ‘긴급’이라고 요란 떨만한 내용은 없다. 경기도의회가 여당이 주장한 연정과 김동연 협치가 충돌됐다는 사실만 증명했다. 김 지사는 “비공식적, 공식적 채널을 통해 만남을 계속 갖고 있다”고 했다.역설적으로 결과물은 없다는 말이다.
김 지사는 “남경필 연정은 연방정부이고 지금 상황에선 남경필 연정은 너무 나가는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연정의사가 전혀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국민의 힘은 김 지사의 협치가 이상주의에 가깝다는 지적을 했다. 실사구시를 강조한 김동연 지사가 여당이 이상주의에 가깝다고 몰아부치면 그야말로 도정철학과도 괴리가 생기고 갈길이 멀다.
곽미숙 도의원(국민의힘 경기도의회 대표의원)은 “협치라는 것에 대해 명확히 생각하셔야 하고 11대 경기도의회가 78대 78이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해야지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여당의 지원도 있다. 황대호도의원(민주)더불어민주당 경기도의원은 "경제부지사나 산하기관장 인사권을 가지고 자꾸 김동연 지사를 공격하면서 의회를 보이콧하겠다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라는 주장이다. 이런 공방은 김동연 재임내내 일어날 불길한 조짐이다.
#3,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정치가 불안정하면 경제도 따라 춤춘다. 예를들어 추경안 처리가 늦어지면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 지원책에 속도가 붙지못한다. 긴급경제상황이라는 김동연 지사의 현 경제상태 진단은 정치력이 속도전 근간이다. 그는 ‘먹고사는 문제’ 즉 민생 처리는 경기도의회와의 상생도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있다. 하지만 의회정치는 만만치않다. 양당이 원 구성에 합의하지 못하면 민선 8기 첫 추경예산안 처리가 불투명해지거나 늦어진다. 도정 운영이 산으로 갈 수도 있다. 이러면 실사구시는 구호에 불과하다. 정치는 이념이나 생각대로 되지않는다. 영원한 적도 없고 동지도 없다는 정치9단의 말처럼 살아있는 생물이다. 이 점에서 김동연 정치는 아직 학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4. 경기도의회 국민의 힘은 김동연 지사가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한다. 내용은 이렇다. 개정안 처리의 절차적·내용적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11대 의회에 충분히 논의하여 결정할 것을 요구했고, 김동연 지사 측은 의회와 협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개정안의 공포를 보류할 것을 약속했다고 한다. 그 약속을 이제 깨겠다고 (김동연지사가)선언한 것이다. 이 선언은 의회에 대한 선전포고이고, 그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김동연 지사에 있음을 밝혀둔다고 했다. 김 지사는 표면적으로 조례안의 의회 통과 후 20일 내에 도지사가 공포해야 한다는 규정을 내세운다. 그러나 공포하지 않을 경우 개정안은 조례로 확정되지만 효력은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 이른다. 이에따라 김 지사가 의회와 협의할 의지만 있다면 조례는 확정되고 효력은 발생하지 않는 윈윈 상황에 이를 수 있다. 김 지사가 규정을 내세워 굳이 공포하겠다는 것은 의회와 협의를 할 의사가 없다는 선언이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해당 조례안 처리과정의 편법성을 지적했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해왔지만, 김동연 지사로부터 어떠한 해명이나 대책도 듣지 못했다고 강조 했다. 국민의 힘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하려는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은 채 20일이란 법정시한 동안 공포를 보류한 것과 관련 신뢰할 수 없는 김동연 지사의 이면성을 보았다”고 했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때 경기도의회 10대의회는 민주당 독주시대였다. 이재명 정책이 탄력을 붙은 것도 경기도의회 독식구조가 가능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힘들다.
#5. 국민의 힘은 “11대 의회는 이재명 지사 거수기 역할에 머물던 허수아비 10대 의회가 아니다. 78석을 가진 야당이 눈을 부릅뜨고 도정을 감독할 것이다. 도민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면 당연히 지지하겠지만, 지사 개인 정치적 행보를 위한 생색내기용 정책은 결단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고 선전포고했다. 이어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김동연식 협치의 추악한 이면이 이렇게 빨리 드러난 것에 경악하며 조례 개정안 공포로 깨진 신뢰와 협치 파기의 책임은 모두 김동연 지사 측에 있음을 다시 한번 명확히 밝힌다”고 했다.
#6. 은수미 전 성남시장 재임 한달여를 남기고 마지막 식사를 할때가 기억난다. 그는 4년내내 검찰·경찰 꼬리표를 붙히고 다녔다. 경치좋은 곳에서 둘이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이렇게 툭 던졌다. “은 시장은 정치를 하지말고 학자를 계속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학자가 아닌 정치인이 적성이 맞다”고 했다. 학자 출신은 독특한 정치신념이나 편견이 있다. 김동연 지사도 예외는 아니다. 온통 ‘경제통’이라는 선전물로 도배하고 경기지사에 당선됐다. 김 지사 조직은 당초 미약했다. 이재명 조직이 아니면 불가능했다. 김 지사는 19일 4가지 민생현장 경험사례를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발표는 이랬다. 경기신보 수원지점을 방문해 대출을 받으려는 서민 4명을 만났다. 민간기업 여사장은 2000만원이 필요한데 1000만원만 된다고 해 한숨을 내쉬었고, 구 경기도청 인근에서 쿠키점을 하는 주인은 도청 이전으로 매출이 50%까지 떨어졌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다른 2명도 희망 대출금액보다 실제 대출금액이 적어 고민하는 현장을 봤다고 했다. 그래서 김동연지사가 어떻게 했을까라는기대감에 기자들이 궁금했다. 근데 여기까지다. 현장행정을 실시해 어려움을 겪는 서민과 대화를 했다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 누구도 하는 일이다. 자찬도 아닌 내용이 자찬으로 들렸다. 그래서 어려운 서민들을 위해 어떻게 처리하도록 했는지, 경기도지사로 어떤 액션을 보여줬는지는 내용이 빠졌다. 그냥 어려움을 들었다는 말이다. 이런 식의 김동연 경제 마인드라면 대권잠룡 컨벤션효과도 오래가지않는다. 아마 그들은 원칙대로 원한 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받거나 거절당할 수도 있는 상황을 겪을 수 있다. 김동연 지사와 보증서류 점검은 관련이 없다. 김 지사가 많이줘라, 적게줘라 할 수 있는 상황도 못된다. 민생현장을 가서 어려운 서민들고 대화하는 지자체장은 수십년전부터 이뤄진 일이다.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대단한 일도 아니고 사정을 들을 것이 현장에 답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요즘 윤석열 대통령부터 모든 광역·지자체장의 공용어인 ‘현장이 답’이라는 용어의 원조는 원래 정찬민 의원(전 용인시장)의 어록이 시초다. 그는 현장행정 달인이다. 이 용어는 재임시 보도자료 단골 용어로 검증돼있다. 김동연 지사가 당초 예상치 않은 경기신보 수원지점 깜짝 현장방문을 했다고 놀라는 국민이나 도민도 없다. 그만의 생각이다. 그래서 뭐가 달라졌고, 뭐를 조치했는지는 없다. 김동연 민생정책은 역대 어느 지자체장들의 행보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김동연의 20일간의 정치는 ‘비상’이라는 용어뿐이다. 대권행을 꿈꿨고, 경기지사 선거전을 치루면서 경제을 살리겠다는 투철한 생각은 오랜시간 동안 공을 들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재명의 실용주의나 김동연의 실사구시나 결국 먹고사는 문제라고 귀결된다면 이념이나 정치구도를 이해하지않으면 안된다. 특히 의회정치는 도지사 정치력의 잣대다. 지금은 이재명 전 경기지사때 ‘꽃놀이패’가 된 경기도의회가 아니다. 국민이나 도민이 보는 김동연 경제는 아직 학자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몽환적 경제관’라는 우려가 제기되고있다. 상상을 깨고 현실정치를 하는 노련한 김동연 정치를 기대해본다. 코로나를 잡고, 민생체감경기지수를 올려야 대권행이 가능하다. 역으로 말하면 아직 그에겐 잔뜩 기대했던 한방이 없다. 이대로라면 그는 대권잠룡 여론조사 명단에서 빠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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