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주식시장 침체 여파
주식시장에서 하반기 최대 상장 관심 기업으로 평가됐던 현대오일뱅크가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했다. 최근 심화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불황에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보류하는 가운데 침체된 주식시장 여파로 상장이 무산되는 사례까지 나오며 기업들의 경영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1일 공시를 통해 IPO 계획을 철회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는 전날 이사회를 개최하고 최근 주식시장 상황과 동종사 주가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IPO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우수한 실적에도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현 시장 상황에서 더는 기업공개를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6월 이사회를 열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같은 해 1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달에는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상장 철회로 현대오일뱅크의 세 번째 기업공개 도전도 결국 무산됐다. 앞서 2018년에는 아람코로부터 지분투자를 받아 상장 계획을 접었고, 2012년에는 역시 주식시장 침체로 상장 철회 결정을 내렸다.
현대엔지니어링과 SK쉴더스에 이어 현대오일뱅크 등 기대를 모았던 주요 기업들의 잇따른 상장 철회로 공모 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 확보 계획이 틀어지면서 기업들의 투자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오일뱅크도 이번 상장 시 기업가치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돼 이를 바탕으로 자금 확보에 나설 계획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오일뱅크는 친환경 에너지 영역으로의 진출에 더욱 탄력을 받고, 현대중공업그룹 내에서도 한국조선해양(조선·해양), 현대제뉴인(산업기계)과 함께 에너지 부문 역할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평가됐다.
상장 재추진까지도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현대오일뱅크도 시장 추이를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비록 기업공개는 철회하기로 했지만,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석유화학 소재와 바이오연료, 수소사업 등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 및 재무구조 개선 노력은 끊임없이 지속해 나갈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0조6066억원, 영업이익 1조142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올해 1분기에도 연결기준 매출 7조2426억원, 영업이익 7045억원을 기록했다. 정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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