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실거래 총액 2조원대로 추락
거래 줄었지만 강남권 ‘똘똘한 한 채’ 수요
매도·매수자간 시각차…줄다리기도 계속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올 들어 심화한 주택 거래절벽 현상 탓에 1분기 서울 아파트 실거래 총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거래량 감소에도 강남권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는 계속되면서 강남3구가 전체 실거래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 기간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토교통 통계누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실거래 총액(실거래가×실거래량)은 2조95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3조3458억원의 22.1%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 총액은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세제 이슈가 있는 기간을 제외하고는 월별 장기평균 4조원 수준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분기 기준으로도 4조원에 못 미치는 역대급 거래 부진이 나타났다.
치솟은 집값에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매수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관망세만 짙어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333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만건 줄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전체 실거래 총액에서 강남3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1분기 강남구가 전체에서 차지한 비중은 13.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포인트 늘었다. 강남구로 유입된 금액은 4009억원으로 전년(1조4840원)보다는 크게 줄었지만, 거래절벽 속에서도 자산가를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움직임은 계속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초·송파구 역시 해당 비중이 11.9%, 8.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포인트, 2%포인트 늘어났다.
노원구는 전체 실거래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3%로, 강남3구의 뒤를 이었다. 지난해 1분기 해당 비중이 6.6%에 달하며 서울 3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계단 내려갔으나, 여전히 집값이 더 비싼 타지역을 밀어내고 상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천구와 강동구는 지난해 1분기 서울 내 5위(4.9%), 7위(4.7%)에 각각 올랐으나, 올 들어선 그 순위가 공동 11위(3.4%)로 밀리면서 거래 부진이 뚜렷했다.
조영광 대우건설 연구원은 “부동산R114 통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상반기 0.65% 올라 사실상 보합 수준을 나타냈는데 거래량 부진에 비해서는 가격이 큰 폭으로 빠진 상황은 아니다”라며 “적정가격을 놓고 매도·매수자간 시각차가 뚜렷해 매도자는 일정 가격 이하로는 ‘아예 안 팔겠다’, 매수자는 ‘그러면 안 사겠다’는 팽팽한 흐름만 장기화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