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보금자리론 금리 연 4.85%로 급등
시중은행은 되레 5% 이하로 낮춰
“반년 전 2%대 대출받은 사람도 있는데” 한탄
청년층 주택 구입비중은 2년만에 30%대로 하락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 오는 9월 자신의 집에서 세입자를 퇴거시키고 실거주 들어갈 준비를 하는 김모 씨는 보증금 반환대출을 알아보다 깜짝 놀랐다. 6억원 이하 주택이라 보금자리론을 알아봤지만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뺨치는 수준에 고민이 커졌다. 분명 반년 전만 해도 2~3%대로 돈을 빌릴 수 있다고 했는데 이젠 5%대를 넘보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7월 현재 신규 취급 중인 보금자리론 금리는 4.5~4.85% 수준이다. ‘u-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4.60%(10년)에서 4.85%(40년), ‘아낌e(아낌이)-보금자리론’은 이보다 0.1%포인트 낮은 연 4.50%(10년)~4.75%(40년)가 적용된다. 보금자리론 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5년물 금리가 급등하면서 6월 대비 0.25% 올랐다.
보금자리론은 대출 실행일부터 만기까지 고정금리다. 2%대 저금리일 때는 속된 말로 ‘거저 빌린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하지만 대출금리가 치솟으면서 30년, 40년 동안 5%에 가까운 이자를 내야한다고 하니 김씨와 같은 서민 실수요자들로서는 부담이 커졌다. 김씨는 “반년 차이로 누구는 2%대 금리로 30년을 보장받고, 누구는 5% 가까운 금리를 30년 지고 가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한탄했다.
게다가 시중은행이 금융당국의 ‘이자 장사’ 경고받고 5% 이하로 주담대 금리를 낮추고 있어 서민 대상의 정책금융이 이와 비교해 메리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주담대 이자율이 연 5%를 넘지 않도록 1년간 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지난달에는 연 7%대였지만 이번달은 연 5%대로 1%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하지만 쉽게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로 방향을 틀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보금자리론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들어가지 않는 큰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7월1일부터 3단계로 강화된 DSR 규제가 시행되면서 시중은행 주담대를 포함한 총대출액 기준이 1억원으로 낮아지고, 1억원을 초과하는 대출을 받으려면 연간 원리금상환액 비율이 소득의 40%(은행은 40%, 비은행은 50%)를 넘지 않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적용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약 20%가 차이 난다. 투기과열지역에서 보증금 반환 대출을 받을 때 시중은행에선 주택 시세의 40%까지만 인정되지만 보금자리론은 최대 60%까지 나온다. 60%와 전세보증금 둘 중 적은 금액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여러모로 대출받기 쉽지 않은 환경이 조성되면서 서민 또는 청년층의 주택 구입 열기는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7917건 가운데 30대 이하의 거래량은 3063건으로 38.7%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30대 이하 서울 아파트 매수비중이 30%대로 떨어진 건 2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