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개성·독특한 스타일 강조 이상봉, 동그랗고 까만 뿔테 인상적

문화예술계 종사자에게 개성과 독특함은 생명이다. 그런 그들이 세상을 보는 안경 역시 평범할리 없다.

패션디자니어 이상봉 씨를 떠올리면, 말끔한 두상과 함께 동그랗고 까만 뿔테 안경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흔히 ‘김구 안경’이라 불리는 레트로풍 안경은 지나칠 정도로 동그란 프레임 탓에 일반인이 쓰긴 다소 부담스럽다.

개성이 강한 이 안경의 매력은 빈티지한 멋이다. 안경 브랜드 ‘비제이 클래식’(BJ Classic)을 수입ㆍ유통하는 엠투아이티씨의 심호석 팀장은 “레트로풍 안경은 개성을 드러내면서 지적이고 차분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영화감독들에게도 인기”라고 말했다.

<영리포트>(6면-1)문화예술계 안경...액세서리를 넘어 나만의 개성으로

물론 ‘뿔테=개성’은 아니다. 자신을 알리고 표현하기 가장 알맞은 안경이 있다면 형태와 재질을 가리지 않는다.

뮤지컬 제작사 설앤컴퍼니의 설도윤 대표는 화려하진 않지만 그날 전체적인 패션 스타일과 잘 어울리는 안경을 골라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에서 파피루스 안경점을 운영하는 오홍우 사장은 “금속 소재라도 보통사람이 소화하지 못하는 예쁘고 독특한 스타일은 문화예술인들에게 인기”라고 말했다. 최근 헤럴드디자인포럼2014에서 강연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독일 광고회사 서비스플랜그룹의 알렉스 쉴 최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COㆍChief Creative Officer)는 얇고 동그란 금속테 안경으로 친근하면서도 자유로운 멋을 뽐냈다.

<영리포트>(6면-1)문화예술계 안경...액세서리를 넘어 나만의 개성으로

‘나만의 것’을 추구하다보니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특정 디자인이 떠오르는 고가 브랜드 안경에 집착하지 않는다. MBC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가’ 등을 제작하는 온다컴의 홍성 대표는 공개석상에선 안경을 잘 쓰지 않지만 다양한 색상과 무늬가 있는 안경을 여러개 갖고 있다. 홍 대표는 “비싼 것도 좋지만 일단 나와 어울리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남대문 시장에서도 마음에 드는 안경을 발견하면 구매하곤 한다”고 말했다.

워낙 특색있는 안경을 쓰다보니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 쓸만한 안경이 없어 우왕좌왕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이민주(29ㆍ여) 씨는 ‘안경만 보인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줄곧 특이한 디자인과 색깔의 안경을 썼다. 그러다 대기업 입사 면접을 준비하다 도무지 쓰고 갈 안경이 없어 부랴부랴 검은색 뿔테 안경을 새로 장만했다. 입사에 성공해 1년이 흐른 지금 이 씨는 “예전 안경을 보면 대체 어떻게 썼나 싶을 만큼 이젠 ‘모범생 안경’에 익숙해졌다”며 웃었다.

김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