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하켄스 ‘오픈 소스의 힘’
‘폰 블록’ 창안…아이디어 공유는 일종의 교육
‘프레셔스 플라스틱’ 재활용 기계 제작법 공개
생태발자국 줄이는 삶의 방식 같이 고민할 것
청중들 플라스틱 자동 분류법 등 질문 쏟아져
“제가 배운 것은 ‘아이디어는 나누라’는 것입니다. 비디오를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하면 이 아이디어가 사람들 속에서 성장하고 발전해 다른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놓게 됩니다.”
‘헤럴드디자인포럼 2019’에서 데이브 하켄스(Dave Hakkens)는 ‘오픈 소스의 힘’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3년 구글에서도 관심을 보인 세계적인 작품 ‘폰 블록(Phonebloks·스마트폰 모듈을 원하는 것으로 조립해 사용)’의 창안자이다.
그는 ‘“폰블록’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나누는 게 일종의 교육이라는 점을 알았다”며 “덕분에 사람들이 스마트폰 플라스틱 쓰레기가 매우 많다는 것을 알고 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진행 중인 글로벌 프로젝트 ‘프레셔스 플라스틱(Precious Plastic)’를 하게 된 이유로 ‘공동체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폰블록’ 프로젝트는 초기 구글의 주목을 받았지만, 회사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 집중하면서 최종 성과를 내진 못했다. 하켄스는 “구글 같은 어느 한 곳에 아이디어를 맡기기보다, 공동체를 형성해 아무도 쉽게 특정 아이디어를 없애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하켄스는 ‘프레셔스 플라스틱’을 통해 플라스틱 재활용 기계를 만드는 방법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해서는 이를 가능하게 할 기계가 필요한데, 목재 등 다른 소재와 달리 플라스틱 재활용 기계는 구하기 쉽지 않아서다.
하켄스는 “플라스틱은 다른 소재에 비해 종류가 다양하고 녹는점도 다 다르다”며 “플라스틱 소재를 우선 공부해, 그것을 기반으로 1개의 압쇄기와 3개의 가열기를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계에 대한 소스를 공유하고 전 세계 230여개 공동체를 통해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는 물론 헝가리, 인도네시아, 대만, 멕시코, 우간다, 우크라이나 등에서 시제품을 만들고 관련된 교육 역시 진행 중이다. 올해 말 하켄스는 이 프로젝트의 ‘버전4’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버전에는 플라스틱을 통해 큰 시트를 만드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선 플라스틱 프로젝트와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다. 한 청중은 “플라스틱을 분류하는 게 어려운데, 이것을 자동화할 방법을 찾았느냐”고 질문했고, 하켄스는 “프레셔스 플라스틱 ‘프로젝트에선 플라스틱을 분류하는 게 가장 어려운데, 새롭게 시작하는 버전에 이를 담고 꾸준히 개선책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 캠프(Project Kamp)’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켄스는 “수퍼 마켓에서 사는 바나나도 콜롬비아에서 운송되고 있다”며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에너지를 아끼는 방식에 대해 고민할 필요를 느낀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풋프린트(생태발자국)을 줄이는 삶의 방식을 함께 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김지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