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쟁 시대 대비했던 유럽 비장의 무기, 파나비아 토네이도 [오상현의 무기큐브]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1960년대 유럽, 전쟁의 소용돌이가 휩쓸고 간지 10년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세계는 공산진영과 자유진영으로 나뉜 채 또 다른 긴장 속에 살고 있었습니다. 특히 같은 유라시아대륙으로 묶인 러시아의 군사력 확충은 유럽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죠. 앞서 여러 무기큐브 시간에 언급했지만 소련은 1949년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고 1957년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마쳤습니다. 더 높은 고도에서 정찰을 하기 위해 만들었던 미국의 U-2 정찰기가 소련의 지대공 미사일에 맞아 격추됐던 것도 바로 옆에서 목격했죠. 유럽의 입장에서 봤을 때 소련의 방공망은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장벽이었습니다 . 당시 서독과 네덜란드, 벨기에, 이탈리아 등 유럽대륙의 국가는 미국의 F-104 스타파이터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마하2의 빠른 속도로 제공권을 장악하기에는 손색이 없었던 스타파이터는 적의 전투기를 막기에 손색이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적이 탄도미사일 등으로 공격을 했을 때
2024.11.29 07:00비정규군 소탕 전문 AC-130J 고스트라이더 [오상현의 무기큐브]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2023년 11월 21일, 미 공군은 AC-130J 고스트라이더가 이라크 중부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민병대에 보복공격을 가했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민병대는 미군이 주둔중인 이라크 알 아사드 공군기지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마침 그 상공에서 비행하던 AC-130J 승무원이 민병대의 미사일 발사 장면을 목격했던 겁니다. 당시 미국 중부사령부는 민병대의 공격으로 미군은 8명이 부상을 입었고 AC-130J의 보복 공격으로 여러 명의 적군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건 제 추축입니다만 아마도 민병대원들은 알 아사드 공군기지 주변을 비행하던 항공기가 단순히 C-130 수송기로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엄청난 화력으로 주변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건십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던 것이죠. AC-130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습니다. 베트남전 당시 미국은 울창한 밀림에서 숨어 있다가 기습적으로 공격하는 북베트남군의 게릴라 전술에 막대한 피해를
2024.11.22 07:082060년대까지 작전 수행 보장하는 F-16 파이팅 팰콘 [오상현의 무기큐브]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2060년대 이상까지 작전 수행을 보장하는 전투기가 있습니다. AESA 레이더와 컬러·야간 헬멧 장착 디스플레이는 물론 180종류 이상의 무장통합과 1만2000시간의 구조적 수명을 자랑하는 기체입니다. 최대 추력은 2만9160파운드에서 최대 3만2500파운드까지 낼 수 있고 작은 몸집에 비해 높은 추력을 내는 전투기로 최고의 공중전 수행능력을 자랑합니다. F-16은 초도비행한 지 50년, 앞으로 40년 이상의 수명을 보장하는 전투기입니다. 록히드마틴 홈페이지는 F-16 바이퍼라는 애칭이 붙은 블록 70/72를 “그때 준비가 됐고 지금도 준비가 되었으며 앞으로 올 일에 앞서 준비가 되어 있다”고 소개합니다. 지난 50년 동안 입증된 강력한 유산을 바탕으로 현재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F-16은 초도양산 이후 지금까지 4600대 이상 제작됐고 27개국에서 3100대 이상이 현재도 운용되고 있습니다. F-16 바이퍼에는 노스
2024.11.19 07:40우크라전 전황도 바꿀 수 있다…장거리공대지미사일 ‘독일의 타우러스’ [오상현의 무기큐브]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올해 3월, 러시아 매체는 독일군 고위 관계자들이 러시아 본토의 타만반도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크림대교를 공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녹취를 공개했습니다. 독일 공군 참모총장과 참모 등 장교 4명이 암호화되지 않은 화상회의 플랫폼에서 대화를 나눴죠. 이들은 “크림대교가 매우 좁은 목표물이어서 타격하기 어렵지만 타우러스를 이용하면 가능하다”던가 “프랑스 다소의 라팔 전투기를 사용하면 타우러스로 크림대교를 공격할 수 있다”는 등 구체적인 공격 방법을 얘기했습니다. 이 녹취록으로 러시아 외무부는 독일에 설명을 요구하며 공세를 폈고, 독일은 공군 내부 대화가 도청당한 것이라며 신중하고 집중적으로 신속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죠. 이 대목에서 등장하는 무기 타우러스. 분명 러시아는 타우러스가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상황이고 독일은 자신들의 타우러스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전쟁에서 전황을 바꿀 중요한
2024.11.09 08:00군용 헬기의 대명사 UH-60 블랙호크 [오상현의 무기큐브]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1960년대 미국은 베트남전에 참전하면서 후송용 헬리콥터로 사용하던 UH-1 이로쿼이를 투입합니다. 휴이라는 애칭으로 더 많이 알려진 이 헬기는 보병들이 울창한 밀림을 굳이 헤쳐 나갈 필요 없이 특정한 장소로 이동시킬 수 있는 최상의 이동수단이었습니다. 이른바 헬리본 작전을 본격 수행하면서 미군은 보다 빠른 기동력과 보병 배치능력을 보여줬죠. 하지만 이런 미군의 허를 찌르는 작전이 반복되자 북베트남군은 휴이 헬기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군은 기관총과 유탄 발사기 등을 장착하다가 나중에는 개틀링 건과 로켓발사기까지 장착하며 헬기를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엔진과 방탄능력이 부족한 동체가 아쉬웠던 미군은 전쟁이 한창이던 1968년 휴이를 대체하기 위한 다목적 전술 수송 항공기 시스템(UTTAS) 개발 사업을 추진합니다. 미 육군은 휴이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하는 헬기인 만큼 속도와 수송 인원을 늘리고 엔진의 개수도 두 개로 늘
2024.11.02 07:30중립국을 지키는 자객의 비수, JAS-39 그리펜 전투기 [오상현의 무기큐브]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1813년. 나폴레옹과의 전쟁을 마친 뒤 지금껏 단 한 번도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은 나라 스웨덴. 올해 2월 27일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의 32번째 회원국이 되면서 210년 넘게 유지해 온 중립국의 지위를 버리고 다자안보체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제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도 중립국 지위를 유지했던 스웨덴의 비결은 강력한 국방력을 바탕으로 한 무장중립에 있었습니다. 강력한 병역제도와 전차, 장갑차는 물론 전투기까지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서 그 힘을 바탕으로 독일과 연합군 사이에서 교묘한 줄타기를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는 핵전쟁이나 냉전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지 않기 위해서 스웨덴만의 전략을 마련합니다. 영토 곳곳에 항공자산을 숨겨놓고 적의 침입이 발생하면 어디서든 출격해 기습하고 소모전을 벌여 적의 기세를 꺾는 일종의 고슴도치 전략이 그것입니다. 이런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스웨덴은 &lsq
2024.10.26 09:00요인 잡는 닌자로 변신한 AGM-114 헬파이어 미사일 [오상현의 무기큐브]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지난 2022년 7월 31일 오전 6시 18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단독주택으로 미사일 2발이 날아갔습니다. 미군의 리퍼 드론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평소 발코니에 나와 주변 둘러보는 것을 좋아하던 한 사람을 정확하게 암살했습니다. 미국의 표적이 됐던 이 인물은 미국 9·11 테러의 기획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알카에다 지도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였습니다. 미국 시간 8월 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알 자와히리를 공격한 지 36시간이 지나서 백악관에서 TV로 대국민 연설을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의가 실현됐다”며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어디에 숨어 있든 우리 국민에게 위협이 된다면 미국은 당신을 찾아 제거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성공한 작전을 36시간이 지나서 발표한 이유에 대해 가디언지는 미국이 그동안 요인암살을 하면서 많은 민간인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공격으로 그런 피해
2024.10.19 09:01러시아가 만든 시가전의 끝판왕 BMPT 터미네이터[오상현의 무기큐브]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BMPT는 러시아어의 전차지원전투차량 앞글자를 따온 이름입니다. 지난 1998년 개발을 시작해 2000년 T-72 전차를 기반으로 한 첫 모델이 공개됐습니다. 처음 발표된 모델은 30㎜ 2A42 주포 1문과 7.62㎜기관포 1개, 코넷 대전차미사일 발사관 4개와 30㎜유탄 발사기 2개로 무장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에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그 터미네이터의 모습을 한 첫 BMPT가 나왔습니다. 30㎜ 2A42 주포는 1문에서 2문으로 늘렸고 코넷 미사일 대신 아타카 대전차 유도미사일을 달았죠. 이후 이 2대의 BMPT 프로토타입은 약 1만㎞의 주행테스트와 수천발의 무장발사시험을 마치고 2006년 공식적으로 개발을 완료했습니다. 제원부터 살펴보죠. 길이 7.2m, 높이 3.44m, 폭 3.8m, 중량 48t으로 승무원 5명이 탑승하고 최고속도는 시속 60㎞, 최대 550㎞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무장은 앞서 언급했듯이 30㎜ 주포 2문에서 900여발을 쏠
2024.10.12 09:01러시아의 흉악범 Su-57 스텔스 전투기[오상현의 무기큐브]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기체의 스텔스 성능 보다 존재 자체의 스텔스 성능이 더 우수한 러시아 전투기가 있습니다. Su-57. 러시아의 스텔스 다목적 전투기로 나토명칭은 Felon. 흉악범입니다. 2021년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유명 테스트 파일럿 아고메트 톨보예프의 말을 인용해 “두 전투기가 일대일로 공중전을 하면 Su-57이 F-35를 쉽게 파괴할 것”이라며 Su-57을 훌륭한 기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1979년 소련 공군은 MiG-29와 Su-27을 대체할 5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1983년 MFI(다목적 전선 전투기)와 LFI(경량 전선 전투기) 프로젝트가 시작됐지만 소련 붕괴 후 재정적 어려움으로 RSK MiG와 Sukhoi에서 개발한 시제기는 그대로 사장되고 말죠. 연방 붕괴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등장으로 경제력을 회복한 러시아는 2001년 4월 다시 5세대 전투기 개발에 착수합니다. 프로그
2024.09.28 09:00검증된 멀티플레이어 무인기 MQ-1C 그레이이글[오상현의 무기큐브]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2023년 초, 제너럴 아토믹은 깜짝 놀랄만 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영상에는 미 육군의 무인기 MQ-1C 그레이이글이 헬파이어 미사일을 발사해 3.5㎞가량 떨어진 드론을 격추하는 모습이 담겨있었죠. 격추 당한 드론은 미군이 무인표적기로 널리 활용중인 MQM-170 무인기로 확인됐습니다. 드론이 자폭 공격 형태로 드론을 격추한 사례들은 있지만 비행 중인 드론이 미사일로 드론을 격추한 영상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레이이글은 지난 2002년, 정찰과 공격 등 다목적으로 활용할 장거리 무인 항공기가 필요하다는 미 육군의 판단에 따라 선정된 모델입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RQ-5 헌터를 대체할 계획으로 마련된 이 경쟁에서 이스라엘의 IAI와 노스롭 그루먼이 제작한 MQ-5 헌터와 제너럴 아토믹스가 개발한 워리어가 맞붙었죠. 각각 RQ-5 헌터와 MQ-1 프레데터를 개량한 모델인 만큼 성능과 유용성은 검증된 기체였습니다. 2005년 8월 10일 미 육군은 워
2024.09.14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