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공존의 건축’을 모토로 전 세계를 돌고 있는 일본의 대표 여성 건축가 세지마 가즈요(60)가 오는 8일 서울에서 열리는 ‘헤럴드디자인포럼2016’을 찾아 연단에 선다. 강연 주제는 ‘건축 디자인, 자연과 인간에서 답을 찾다’다.

이 스타 건축가의 방한 소식에 국내 최대 건축 커뮤니티인 아키필드(Archifeeld)에서는 그들이 직접 홍보를 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실제 세지마의 방한 소식이 온라인에 전해진 다음날엔 학생 티켓 판매고가 급격히 올라간 걸로 알려졌다.

현대건축 ‘최고의 거장’… 세지마 가즈요가 온다

아키필드 측은 “세지마 가즈요는 대학의 현대건축 수업에서도 계속 등장할만큼 현존하는 거장이자 최고의 리더”라면서 “커뮤니티에 많은 건축 전공 학생 회원들이 수업을 통해 배우던 건축가가 직접 한국을 찾는다는 것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기대감 넘치는 분위기를 전했다.

세지마는 1981년 일본 여자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이토 도요의 설계 사무소 입사하면서 건축에 뛰어들었다. 그녀는 이토 도요 설계 사무소에서 6년간 근무한 뒤 1987년 서른 한살의 나이로 세지마 가즈요 건축 설계사무소를 설립해 독립한다.

그녀는 니시자와 류에와 함께 1996년 프로젝트 건축그룹 사나(SANNA)를 공동 창업했고, 이 곳은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축 집단 중 하나로 떠올랐다. 남성들의 세계인 건축계에서 세지마는 힘보다는 간결하고도 섬세한 정서로 승부하는 디자이너다.

세지마 작업의 미학은 설계가 놀라울 만큼 간결하다는 점이다. 장식적 요소나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 이들은 모형을 많이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때로는 건축물의 실제 크기와 똑같은 가건물을 세워 공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지마는 한 인터뷰에서 “건축이 간결해 보이지만 처음부터 이런 디자인이 나오는 건 아니다. 끝없이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 마침내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에 이르게 하는 것”이라고 자신들의 건축 철학을 설명한 바 있다.

신동윤 아키필드 대표는 “현대인들이 바쁘게 살아가느라 일상에서 누려야 할 것들을 많이 못 누리는데, 세지마 가즈요의 건축에서는 아무리 바빠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그런 공간들을 많이 만들어준다는 게 특징”이라면서 “처음 보면 마치 아무 것도 없어 보이지만 실제 그 곳에서 활동을 하다보면 많은 이벤트로 채워지는 그런 건축”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2010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역대 프리츠커상 여성 수상자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설계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자하 하디드와 세지마 가즈요 둘 뿐이다. 지난 3월 자하 하디드가 작고하면서 세지마는 현존하는 유일한 여성 프리츠커상 수상자가 됐다. 도쿄 크리스찬디올빌딩(2003), 카나자와의 21세기 미술관(2004), 뉴욕 현대 미술관(2007), 스위스 로잔공대의 롤렉스 러닝센터 등이 그녀의 대표작이다.

배두헌 기자/